2004년 6월 17일 목요일

코엑스 산책

회사에서 집은 매우 가까운 거리(10~15분)지만
(직선 거리로는 5분이나 직선으로 뚫고 갈 수는 없다.)
가는 경로는 꽤나 많다.
길이 잘 정돈되어 있고 바둑판 형이라서 거리가 같으면서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
그리고 코엑스는 office지구이면서 동시에 상업, 관광(entertainment)적인 요소도 있기
때문에 길도 넓직하고 중간 중간에 벤치가 많다.
나무와 풀, 꽃도 많이 심어져 있다.
1~2개월마다 벽지, 천정 장식도 모두 바꾸고
3~4일마다 새로운 전시회와 박람회가 시작된다.
항상 시끌벅적하고 상업적인 이벤트가 끊이지 않는 다.


하지만 저녁 10시쯤되면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코엑스몰은 아주 조용해진다.
그 시간이 되면 코엑스 지상 부분을 둘러싼 나무 옆 벤치들에 연일들이 가득찬다.
어둡고 아늑해서 그들만의 공간이 되기에 아주 알맞다.
멍하게 걸으면 아무도 없어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수십개의 그룹들(2명 ~ 5명)이 각각의 공간(5제곱미터정도)을 확보하고 앉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늑하면서도 살짝 나오면 탁 틔여있고
어두우면서도 10m만 가면 버스정류장과 넓은 도로, 많은 사람들이 잇는 곳으로 나올 수 있어서
매우 안전하다.


으슥하면서 아늑하고 그러면서 딱 틔여있고 안전하기까지 한 곳은 그리 흔치 않은 데,
코엑스는 모두 갖추고 있다.
그런면에서 코엑스의 밤은 KAIST와 비슷하지만 KAIST보다 인구 밀도가 훨씬 높고
더 안전하다. (KAIST가 안전한 이유는 아무도 없기 때문인데, 너무 구석으로 가면 위험할 수도 있다.)


역시나 봄, 여름이 되가니 커플들이 수없이 이곳저곳 짱박혀서 난리다.
쩝.. 그런 면에서는 겨울이 좋았는 데 추워서 커플들도 없고..

댓글 2개:

  1. 조만간 지나가는 길에 휘종 커플을 보게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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