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3일 수요일

[기사]'의사 가뭄' 비인기과 오진·의료사고

[중앙일보 황세희.이지영 기자]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심장 부근의 종양 제거수술을 받은 임모(29)씨는 수술 후유증으로 현재 식물인간 상태다. 수술 후 회복실에서 진통제를 맞고 호흡이 멈추는 바람에 뇌에 산소가 부족해져 뇌손상이 생긴 것이다. 수술을 한 흉부외과 의사는 곧바로 다른 수술을 집도해야 했기에 임씨의 상태를 주의깊게 관찰하지 못했다.


1999년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한 백모(당시 46세)씨는 오진으로 치료시기를 놓쳤다. 두통으로 경기도 S병원을 찾아가 뇌 CT촬영을 한 백씨는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진단방사선과 의사가 없는 S병원에서 내과의사가 CT필름을 판독하면서 뇌출혈을 '정상'으로 봐넘긴 것이다.


이처럼 흉부외과.진단방사선과 등 속칭 비인기과의 의사 수가 부족해지면서 오진이나 치료지연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22일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36곳을 대상으로 레지던트 1년차의 진료과 지원현황을 조사한 결과 일부 과목에서 정원 미달과 수련 중도 포기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흉부외과(0.7대 1).진단검사의학과(0.8대 1).방사선종양학과(0.8대 1) 등이 정원 미달이었다. 반면 피부과(1.9대 1).내과(1.6대 1).안과(1.5대 1). 성형외과(1.4대 1) 등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3개 병원에서는 흉부외과 담당 레지던트를 한명도 확보하지 못했으며, 방사선종양학과.병리과 레지던트가 없는 수련병원도 각각 10곳에 달했다. 또 지난해 흉부외과.외과 등에서는 각각 5개, 6개 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 중도 포기자가 나왔으나 안과와 피부과에선 한명도 없었다.


의사들이 외과 등 생명을 직접 다루는 진료과목을 기피하는 데 대해 30개 병원은 '개업 기회나 소득 등 장래가 밝지 않기 때문', 24개 병원은 '업무가 어렵고 부담이 과중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들 과목의 기피현상은 최근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흉부외과.신경외과 전공의의 경우 단독 개업이 어려워 소아과 진료를 주로 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의료계에서는 건보수가를 현실에 맞춰 획기적으로 개편하지 않으면 의사들의 주요 과목 기피현상은 계속되며 이는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흉부외과학회 박주철(경희대 의대 교수)이사장은 "흉부외과에서 10시간 정도 걸리는 대수술을 해도 의사 1인당 보수가 10만~15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수가를 획기적으로 올리지 않는 한 주요 과목의 기피현상이 해소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충원 진료과에 대한 대책(복수응답)으로는 '인턴 활용'이 22개 병원으로 가장 많았고 ▶전문간호사 등 보조인력 활용(18개)▶전문의 충원(13개)▶일반의사 채용(8개)▶다른 병원으로 환자 이송(1개)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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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1만원 밖에 안되는 수술이라.. 너무하군;;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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