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9일 화요일

6살처럼 생각하기 4

숫가락이 내 입보다 너무 크다고 생각했다.
밥 그릇이 너무 컸다.
컵이 너무 무겁고 두꺼웠다.
주전자가 너무 무거웠다.
싱크대가 너무 높았다.
계단이 너무 높고 가파랐다.


어른들의 손길은 섬세하지 못했다.
뭉툭하고 큰 손들..


문도 너무 위험하고 빨리 닫혔다.
장난감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밖에 나가고 싶었다.
저 멀리 가보고 싶었다.
신호등도 3~4개 계속 건너보고 다리도 건너보고..


김치와 깍뚜기도 입에 넣기 너무 컸다.
우유 200ml도 너무 많았다.
먹다가 흘러서 옷을 적시곤 했다.
조금씩 나오게 해줬으면 안 흘렸을 텐데. 왜 그리 많이 나왔을 까?


오른손에 물컵을 들고 왼손에 또 다른 것을 들려고 하다보면
오른손에 있는 물이 쏟아져버렸다.


스탭이 꼬여서 멈어지기도 했다.
울었는 데, 아무도 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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