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0일 일요일

천재 1명은 백만명을 먹여살릴까?

과학고, KAIST 입학식 졸업식 때마다 연설하는 내용이다.
"천재 1명이 백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입니다."
"여러분은 엘리트입니다. 여러분은 국가 과학 기술의 미래입니다."
"빌게이츠 1명이 버는 돈이 국가의 1년 예산과 맞먹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있었기에 미국은 핵폭탄을 만들어 2차 대전의 승리를 앞당겼습니다."


그러면 과연 아인슈타인 1명만 스카웃해오고 빌게이츠 1명만 스카웃 해오면
우리 나라는 정말 돈 많이 버는 국가가 될까?
모든 전쟁에서 다 승리할까?
MS사는 빌게이츠 혼자서 일하나?
맨하탄 프로젝트는 아인슈타인 혼자서 이끌고 혼자서 핵폭탄 만들었나?
빌게이츠는 훌륭한 기업가이자 프로그래머지만 혼자서 해낸 것은 아니다.
수많은 동료들과 직원들, 동업자들, 라이벌과의 경쟁이 그를 만들었다.
아인슈타인은 심지어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상대성이론을 생각할 때도
주변 과학자들과 수많은 대화를 나누도 대화를 했다.
(일반 상대론은 민코우스키가 도와줬다.)
맨하탄 프로젝트는 2차대전 최대의 과학 프로젝트로 수많은 분야의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한 것이다.


빌게이츠가 오늘 암살당한다고 해서 미국이 가난해지는 것은 아니다.
(MS사는 큰 타격을 받겠고, 당분간 MS사가 내는 세금도 줄겠지만.)
각자 잘하는 분야를 할 수 있는 문화와 시스템이 되어야지.
모두가 희생해서 한 명의 천재를 키우고 그에게 의존하자는 건 말이 안된다.


한 사람의 뛰어난 한 가지 재능이 나머지 백만명의 그 방면의 재능 부족을 커버해 줄 수 있지만
그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해야지 일방적으로 한 명이 해야하는 것이 아니다.


박정희 아저씨가 대한민국 부자로 만들었다는 데,
그럼 박정희가 2명 있었으면 2배로 부자가 됐을 까?
삼성이 우리나라 주식 시장과 세금 수입의 몇십%라는 데,
삼성 2개되면 2배로 부자될까?
삼성이 없었다면 그냥 그만큼 우리 나라가 손해봤을 까?
LG나 대우나 현대가 대신할 수 있지 않았을 까?
그들에게 핍박받는 하청업체들이 더 크지 않았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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