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일 수요일

[기사]명동 최고 땅값 '스타벅스의 비밀'










명동 최고 땅값 '스타벅스의 비밀'
[일간스포츠 2004-06-02 12:54]








[일간스포츠 맹준호 기자] '스타벅스가 키웠다?'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스타벅스 자리(명동빌딩)가 21세기 신 '금싸라기 땅'으로 새롭게 떠오른 비밀은 다름 아닌 '사람의 힘'이었다. 다시 말해 스타벅스 커피점의 집객효과 덕분에 개화기 이후 땅값으로는 부동의 1위였던 명동 우리은행 자리를 제치고 1위로 부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최근 2004년 개별공시지가를 검증 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24-2 명동빌딩의 스타벅스 커피전문점이 ㎡당 4190만원, 평당 1억 3851만 원으로 가장 높다. 이곳은 특히 지난해 10월 최종 결정된 공시지가 ㎡당 3500만원, 평당 1억1570만 원보다 무려 19.7%나 가파르게 상승했다.


▲ 대단한 스타벅스


이 건물이 이처럼 최고의 땅으로 급부상한 데는 누가 뭐래도 스타벅스의 효과가 컸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실제로 '스타벅스 명동점'으로 불리는 이곳은 스타벅스가 5층 건물 전체(1개층은 창고), 200여 평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전세계 8000여 스타벅스 매장 중 최대 규모로 공인받은 매장이다. 1일 평균 2000명이 방문해 약 3000잔을 구매하며, 하루 평균 매출액은 800만~900만 원.


사람들의 약속.만남의 장소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오전에는 일본 중국 관광객들이 넘쳐나는 일종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또 바로 옆에 밀리오레라는 대형 상가가 있어 집객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됐다.


한마디로 이 건물 주변은 늘 사람이 넘쳐나는 상태. 이런 점이 건물과 땅의 가치를 높인 것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시세가 학군과 주변환경에 의해 결정되듯이 상업용지에 경우에는 유동인구와 모객효과가 가치를 결정한다"면서 "만약 패스트푸드 점과 병.의원이 입주했다면 땅값이 그렇게 많이 오를 수 있었겠냐"고 반문했다.


▲ 보증금도 없고 정해진 임대료도 없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손해다?


스타벅스는 땅값을 올려주긴 했지만, 토지가 상승에 따른 이득은 사실상 없다. 건물도 땅도 스타벅스 소유가 아니기 때문. 스타벅스는 어디까지나 셋방살이를 하는 처지일 뿐이다.


재미있는 점은 건물주와 스타벅스와의 임대차 관계이다. 이들의 계약은 일반적인 임대차 계약의 그것과 다르다. △건물주는 보증금 없이 건물을 빌려주고 △정해진 월세도 없다 △운영은 스타벅스 100% 책임 하에 이뤄진다, 여기까지 보면 이런 계약이 어디 있는가 싶다. 결정타는 이것이다. △스타벅스는 임대료 대신 이익의 10~12%를 건물주에게 나눠준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스타벅스 때문에 꿩 먹고 알 먹은 셈이 됐다. 일반적 임대료 수입보다 스타벅스의 이익을 나눠 갖는 편이 유리할 뿐만 아니라, 건물.토지의 가치까지 높아졌기 때문. 이 건물은 5년 전 스타벅스가 입주하기 전, 모 의류 브랜드 매장이 들어와 실패하고 나가기까지 했던 '전력'이 있던 물건이다.


그러나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땅값 상승에 따른 약간의 '손해'도 예상된다. 스타벅스 측은 "건물주와 곧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건물.토지 가치가 상승한 부분을 감안해서 수수료율을 올려줘야 할지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Top] 임대료 비싸 2~6개월이면 손익 결정… 명동 상가 임대료


보통 상가가 자리잡는 데는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명동은 이보다 훨씬 빠른 2~6개월이면 결정이 난다.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된다, 안된다'의 승부가 빠르게 난다는 뜻이다. 명동 외에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강남 청담동, 강남역 주변, 신촌 일대에 상점들이 하루가 멀게 바뀌어나가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한편 한국의 상가 임대료는 세계적으로도 무척 비싼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다국적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강남역 주변 임대료는 1위 뉴욕 맨해튼 5번가, 2위 파리 상제리제거리, 3위 홍콩 코스웨이베이 등에 이어 세계 6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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