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3일 일요일

교본과 융통성

난 항상 교본 같은 걸 만들어서 순서를 정해두고 일을 시작한다.
예외적인 상황도 기술하고, 자질 구레한 scripts 실행순서, 수행시간 ..
뭐 이런 것까지 말이다.
(심지어 ssh 서버명; cd 디렉토리명, ls /tmp/*.log 이런 명령까지...)


그래서 사람들은 나보고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너무 융통성이 없어, 모범생이야. 교과서대로만 움직인다구."
그들은 융통성을 가지기 위해 교본을 보지 않는 전략을 택했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춰 생각나는 최선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나는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교본을 수정하는 걸로 말이다.
그들은 단기간의 상황에서는 나보다 융통성있게 움직이지만
장기간으로 돌입하면 항상 같은 사고를 반복한다.
나는 융통성을 약간 희생한 대신 반복적인 삽질을 막기로 했다.


나는 내 자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내가 쓴 교본을 언제나 고칠 준비가 되있다.
그리고 내가 융통성이 너무 없어서 바보 짓을 할 때
내 옆에서 review해주고 새롭고 쉬운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내 교본은 모두에게 열려있기 때문에 누구나 본다면 문제점을 쉽게 지적해 줄 수 있다.
(물론 조회수 0. 아직은 아무도 안 읽지만..)

그리고 내가 아직 생산성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일하면서 계속 메모를 한다는 사실이다.
단기적으로는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숙련도가 올라가고 많은 사항들이 메모에 누적되고
교본화 된다면 5년 뒤에는 가장 체계적인 프로그래머가 될꺼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모든 내용을 적어야 하지만 나중에는 새로운 생각과 변화된 사항에 대해서만 기술하면 되니까.)


@교본에서 오는 체계성과 열린 마음에서 오는 유연함을 모두 가질테야~

댓글 2개:

  1. off topic인데 웹폰트 이쁘긴한데 전보다 가독성이 떨어진다. 피곤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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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나도 그 생각했었어;;

    다시 원래대로 돌릴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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