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종류의 강요가 있다.
결과에 대한 강요와 절차에 대한 강요.
결과에 대한 강요는 어떤 짓을 해서든 목적을 달성하라고 하는 강요이고
절차에 대한 강요는 어떤 결과든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결과에 대한 강요는 맹목적이다. 인질범이 인질의 보호자에게 거액을 요구하는 것이나
군인이 부하에게 명령하는 것등이 있다.
결과에 대한 강요는 사람을 창의적으로 만든다. 매우 강박감을 받지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어찌되건 간에 이상한 짓을 시도해 보게 된다.
절차에 대한 강요는 기계적이다.
자유란 전혀 없고 (강요라는 단어에 자유가 어울리지는 않지만) 거기에 창의성마저 없다.
대게 절차에 대한 강요를 할 때는 말도 안되는 결과가 그 절차에 의해 가능하다고 말한다.
---------------------------------
절차에 대한 강요가 결과에 대한 강요보다 더 굴복적인 것 같다.
도저히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당할 수 밖에 없다.
결과만 강요한다면 그나마 별 미친짓이라도 다 해볼 수가 있는 데
(제갈량이 수일만에 화살 수십만개를 오나라에 바친 것처럼)
절차에 대한 강요를 당해본 적이 있다.
"공부를 잘 해라. 성적이 몇 점 이상 나와라."
이것보다 더 굴욕적인 건.
"필기를 할 때는 글자크기가 7mm를 넘어서는 안된다."
"책상 위에는 노트와 잘 깍인 연필 2자루를 놓아라."
"내가 적은 내용을 한자도 빼먹지 말고 그대로 필기해라."
---------------------------------
회사에서 이런 말 들을 때도 황당하다.
"내가 말할 때는 대화 내용을 필기하지 말아라."
(내가 무슨 내용을 적든 그걸 막을 권리가 있는 건가?
동료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다면 직무 태만이지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