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 10일 토요일

회사 워크샵 - 휘닉스 파크 2박 3일

  자동차 유리창을 머리로 노크하며 강원도에 갔다.

  1년만에 다시 ski 한 번 타봤는 데. 드디어 혼자 스키 슈즈신는 법을 터득.

  로보캅 갑옷보다 더 딱딱하고 꽉끼게 만드는 스키신발은 너무 신기 어렵다.

  신고나면 걸음걸이도 딱 로보캅(or 3PO) - http://www.starwars.com/databank/droid/c3po/

  왕초보 slope에서 한참 놀다가 왠지 만만해 보여서 초급 slope로 이동.
  (Dove II => Penguin)

  초보는 무조건 활강... 다리만 A자로 만들 줄만 알았지 감속은 잘 못하기 때문에

  계속 활강..

  초급에서 나보다 빨리 내려오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나도 천천히 가고 싶지만 내 맘대로 되는 거 아니라 어쩔 수 없다.

  결국 아주머니 한 분과 박치기하고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고 서있던 아주머니를 저리 밀어버리고

  나는 멈췄다. "I'm sorry. Are you OK?"

  가르쳐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그냥 혼자 그렇게 타다가

  약간 더 어려운 코스로 갔다. 원래 잘 모르면 용감하다.
  (Penguin => Hawk)

  회사 사람들은 다 잘 타서 쉬운 코스에는 없다. 거기에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도대체 얼마나 가파른 곳에서 타는 건지..

  약간 살벌한 코스. 길을 잘못들면 보드 점프대 같은 쪽으로 빠져서 360도 공중회전을 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는 코스들이 있었다.

  살살 잘 피해서 가다가 2번 넘어지고 내려왔다.

  계속 혼자타니까 결국 점심도 혼자 먹고..

  나와보니 사람들이 있었다.

  산 정상 Panorama에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하길래 따라 갔다.

  리프트를 2번이나 타고 가야되는 아주 무서운 곳.

  길이 세 갈래인데. 2개는 고급 코스.. 길 잘못들면 묵사발.

  (스키장은 왜 길이 잘 표시 안 되있는 지 모르겠다.)

  가장 쉽고 긴 1Km 짜리 코스로 내려오는 데. 초반 100m는 초급코스보다 쉬웠다.

  무하하 이쯤이야..

  100m가니까 turn을 하고 나머지 900m가 보이는 데. 점점 가파라졌다. 까마득히

  아래는 보이지도 않았다. 리프트도 2번이나 타고 한참 올라왔으니 보일리가 없지...

  한 10번 쯤 넘어지고 30분 쯤 굴렀더니. 아래까지 왔다.

  넘어질 때마다 안전요원이 와서 호루라기 불면서 일어나라고 그랬다.(아 서러워..)

  S자로 지그재그 내려왔어야 되는 데. A자로 내려오는 것 밖에 모르니.

  차라리 100m간 다음에 다시 기어올라가서 리프트로 내려오는 게 빨랐을 거다.

댓글 2개:

  1. 지난 번에 3번이나 당했던 360도 회전 후 땅바닥에 쳐박히기,

    반달차기 후 누워서 파란하늘 감상하기,

    Poll 휘어서 기역자로 만들기,

    슬로프 밖으로 팽게쳐져서 다시 들어오는 일 같은 건 없었다.



    이번에는 가볍게 180도만 회전하고 다리 H자 만들기.

    꽈배기 다리로 주저 앉기.

    내려오다가 옆 사람 poll 살짝 건드려서 무게 중심깨고 나만 안전히 내려오기.

    이런 짓만 몇 번 하다가 왔다.



    음.. 스키는 수영이랑 매우 많이 다른 운동인 것 같다.

    수영처럼 팔 젓기, 다리 젓기 같은 큰 동작이 없고

    대신 무게 중심을 잘 움직여야 된다.

    수영은 대게 거의 대칭적으로 움직이니까 무게중심이 크게 변하지 않는 다.

    온 몸에 칭칭 감고 조이고 당기고 커다란 장비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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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예전에 "Ski or die"라는 게임이 있었던 것 같은 데.



    초보 skier들은 정말 그런 생각하면서 내려온다.



    @@ "이번에도 무사히 살아와 주었군요. 그것만으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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