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 10일 토요일

문제의 본질이나 화자의 의도를 흐리기

  사람들은 말을 한다.

  그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그가 뭘 말하고 있는 지 알아야 되고

  듣고 싶은 대답을 해주면 된다.

  하지만 나같이 괴팍한 사람은 왠지 그런 대답을 해주기 싫을 때가 많다.

  왠지 그 사람에게 맞춰서 이야기 해주면 상투적이라 재미도 없는 것 같으니까.

  그럴 때는 Consultant 같은 대답을 해주게 된다.

  그 사람이 모를만한 장황한 지식들을 모으고 context나 분위기와는 별개로 방금한 한마디에

  집중해서 그에 맞는 그럴싸한 말을 늘어놓는 다.

  사실 그 때 사람들의 반응은 대게 둘 중 하나.

  1. 어리둥절    2. 수긍(이해)

  음. 사실 내가 원하는 반응은 3. 반박 인데. 원론적이고 지루한 싸움을 좋아하다보니..

  따분한 일상에 괘변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상투적이지 않고 단기적이지 않은 뭔가 엄청난 실마리가 될만한 논쟁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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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사실은 정말로 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다른 방향으로 나갈 때도 있는 데.

  그런 건 꽤나 재미있는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걸 싫어한다.)

  그런식의 대화는 regular한 문제에 성실하고 충실한 답을 해주지는 못하지만

  irregular한 문제에 irregular한 해답을 찾을 수 있어서 더 창의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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