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19일 수요일

Uncomfortable

예전에는 공부를 하거나 뭘 할 때, 즉시 해결되지 않으면
뭔가 마음이 언짢고 거북한 느낌이 많았다.
말 그대로 토나올듯(구역질날듯)하고 앉기도 싫고 서기도 싫고
먹기도 싫은 상태가 되곤 했다.
뭔가 미칠듯한 답답함과 함께 가슴이 막혀오기도 하고 말이다.

요즘은 그런 느낌이 없어서 좋다.
어쩌면 예전처럼 도전적인 과목을 듣지도 않고
개론과정은 이미 마쳤기 때문에 이해가 안되는 내용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해의 시간은 가고 노가다의 시간만이 남은 것인가?)

방에 꼿혀있는 calculus 책을 봤는 데,
이제는 적어도 1학년 봄학기 과정은 고등학교 수학보다 더 쉬워보이고
(마치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젓가락질, 자전거타기만큼)
독해도 전혀 문제 없이 되는 것 같다.
(1학년 땐 독해가 안되서 못 읽었다. 그리고 어찌그리 겁이 나던지.)

모든 것은 증명되어야 한다는 수학적 압박감에서 벗어나
있는 거 잘 쓰면 된다는 공학적 타협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암기하고 시험볼때 실수로 틀리면 안된다는 완벽주의적인 모습도
지나버려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머릿속에 담아두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떨쳤다.
Blog, DB, 검색엔진, 인터넷, 전자사전, 계산기, 컴퓨터 등..
좋은 도구들을 많이 가지게 되면서 어떤 것의 이름만 알아도 다 찾을 수 있고
한 번만 생각해둬도 잘 정리해두면 언제든지 찾을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내 생각을 마음대로 표현하거나 정리하지 못했는 데, 요즘은 꽤 잘하는 편이다.
웬만한 2차원적인 식들도 1차원으로 바꿔서 text editor만 가지고 정리하기도 한다.
PL, automata, 이산수학 같은 과목을 들은 덕분인 것 같다.
그리스 기호들이나 이상한 notation들도 쉽게 치환, 변환해서 적어둔다.
전산과가 practical하게 그런 걸 잘하니까.
이공계는 다들 잘 바꾸지만 특히 전산과는 그런 치환을 숙달시키는 curriculum을 가지고 있다.

아무튼 여러가지 면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아서 좋다.
다만 이제 학부에 적응할만 하니 대학원에 가야하지만 말이다.
학부에 영원히 남을 수는 없나?
찌질스럽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