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9일 일요일

라면

한 때 라면을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세상에서 라면이 오사마 빈라덴보다 더 싫다.
(오사마 빈라면이라고 부를까보다.)

가장 잊을 수 없는 라면은 초등학교 때 광주 중앙도서관에서 먹던거;
남들은 공부하러 도서관에 가지만 나는 라면을 먹으러 다녔다.

대충 열람실에서 아무책이나 다 뒤져보다가 눈이 뱅글뱅글 돌아서 잠이들고
머리 아래 괴어놓은 책이 흥건해질 무렵이면 깨어났다.
그 때나 지금이나 책 욕심이 좀 많아서 한 번가면 3~5권씩 꺼내놓고
이것저것 돌아가며 보곤했는 데.

음, 아무튼 도서관에 있는 금방 배가 고팠다.
나같이 소식하는 사람이 2~3시간마다 배가 고프다니.
집에서는 두 끼도 잘 안 먹었는 데, 도서관에서는 그랬다.

라면은 사먹지만, 도시락은 싸갔다.
도서관 라면은 역시 도시락 찬밥을 말아먹어야 맛있다.
반찬은 단무지 하나. 그리고 식당에서 나오는 TV를 본다.

흠, 초등학교 때 벌써 고시생의 유일한 낙을 깨달은 것인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