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24일 월요일

낙서

사람들이 요즘은 화장실 낙서를 덜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화장실에 가면 유치한 낙서들이 있어서
일단 심심하지는 않았다.

물론 2~3번쯤 가면 모든 낙서를 읽어버려서 다시 지루해지기는 했지만
그럴 때는 이용하는 칸을 바꿔가면 그래도 지루함을 덜 수 있었다.
(화장실 낙서의 절정은 최불암 시리즈와 덩달이 시리즈)

세상이 발달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우리 학교 화장실도 항상 무슨 자보라든지, 책자가 붙어있어서
그것을 읽느라 심심함을 덜 수 있게 되어있으니까.

모 종교들의 책자라든지(가을의 개벽이나 그분이 오신다 등..),
마케팅, 경영 동아리의 자보,
총학생회와 반운동권, 운동권의 대립,
공연 동아리의 공연 소식 등..

그리고 이제는 벽 말고도 낙서할 공간이 너무 많아졌다.
화장실처럼 가끔 이용하고 적은 내용으로 낙서를 하는 것보다
인터넷에서 마음껏 하면 되니까.
시리즈로 적어가면서 놀 수도 있고
실시간으로 답변도 올라오고 여러명이서 싸울 수도 있다.
수천명이 수만개의 답글을 달며 성지 순례를 할 수도 있다.

로마 시대의 낙서문화가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결국 문서, 시보, 회의록, 추천서 같은 정형화되고 고도화된 형식이 된것처럼
우리의 화장실 낙서문화도 인터넷 댓글로 발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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