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7일 금요일

양말 전설

내가 다니던 n모사에는 여러가지 전설이 있다.
창업자 분들과 초기 맴버 형님들이 이야기 해준 것들인데,
지금 생각해봐도 참 재미있다.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양말 전설.
나도 회사 기숙사에 살았기 때문에 아는 데,
그곳은 정말 학교 기숙사와 분위기가 똑같다.
좀 더 자유롭고 음식을 해먹을 수 있고, TV와 게임기가 좀 더 많기는 하다.

아무튼 총각들이 그렇듯, 양말을 신다보면 구멍이 나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총각들의 양말은 왜 그리 구멍난게 많을 까?
그들은 그래서 양말을 공동 구매하기로 했다.
100켤레(200켤레)를 엄청나게 저렴한 값에 구입해서
다같이 교복처럼 신고 다녔다.

빨래를 엄청나게 싫어해서 그것들이 모두 빨래 바구니에 옮겨질때까지
한번도 빨지 않았는 데, 그래서 어느날 재고를 모두 소진하게 되었다.
마침 주말이라 빨래도 하고 너무 많아서 일일히 빨래 줄에 널 수 없어
바닥에 널었다고 한다.

마침 배도 고파서 중국집에 배달을 시켰는 데, 중국집 배달부가 와서는
놀라서 이렇게 말했다.
"여기 양말 공장인가요?"

장정 n명과 양말 n백켤레가 방안 가득 펼쳐서 있어서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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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훈련 이후에 양말에 땀이 더 잘 차는 것 같다.
그 때 처음으로 겨울에도 발에서 땀이 난다는 걸 알았는 데,
(발에 땀나게 연병장을 돌고 행군을 했으니.)
역시나 몸은 기억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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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구린 양말은 군대 양말이다.
무진장 두꺼운데 마치 등산용 같다.
아무리 잘 신어도 금방 벗겨진다. 하루 일과가 끝날 때쯤이면 반쯤은 벗겨져 있다. 마치 갓난아이가 소매를 잘 다루지 못해서 질질 끌고 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빨기도 힘들고 잘 마르지도 않는 다.
(아무리 건조한 내무반이라도 마르는 데 3일씩 걸린다.)
다른 물건들처럼 염료의 색이 빠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대충 신고 다니다가는 발에 물집이 잡힌다.
군대 양말을 특히 질감이 안 좋아서 발에 상처도 잘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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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검은색 긴양말은 신었는 데, 작년부터는 발목 양말만 신는 다.
겨울에도 발목 양말만 신는 데, 사실 요즘은 추운 곳이 없으니까 굳이 긴 걸 신을 필요는 없다. 양복 입고 다니는 사람도 아니니까.
발목 양말이 부피도 더 적어서 보관도 편하고 빨래도 편하다.
그리고 가격도 더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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