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19일 금요일

Rush hour

학원 수업이 1시간 압당겨져서 아침 8시에 나가고 있다.
8~9시. 직장인들의 rush hour 시간이다.
9~10시보다 2배는 빡센 것 같다.
평균적으로 지하철 1~2대는 그냥 보내고 있다. 도저히 탈 수가 없다.
손에 쥔 신문도 못 볼 정도로 꽉끼어서 다니고 있다.

회사 다닐때는 출근시간도 늦고, 대중교통도 이용 안해서 몰랐는 데.
서울에서 회사다니고 사는 게 쉽지 않구나.
다들 수십년간 익숙해져서 정말로 냉동생선처럼 꼼짝 않다.
Rush hour는 인간의 근육마저 마취시켜버리는 것 같다.
하지만 가끔 격렬하게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은 옆에 버둥거리는 아주머니가 한 분 있어서 힘들었다.
정말 심하게 끼어와서 옆사람 숨쉴때 흉곽이 팽창하는 것도 느껴질 지경이다.

서로 눈이 마주치지 않게 차곡차곡 쌓여서 한 방향을 바라보는 것도 신기하다.
고체물리학에서 말하는 상(phase)이 천천히 변화할 때 생기는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 같은 건가.
계단을 오르고 개표구를 빠져나갈때도 정상류(steady stream)을 잘 유지하면서 smooth하게 빠져 나간다.

내 옷도 그렇게 가까이서 관찰할 일은 없는 데,
다른 사람 옷을 texture 수준에서 코앞에 두고 30분씩 보고 있다.
한국사람들이 외모와 옷차림에 신경쓰는 이유는 높은 인구밀도 때문인 것 같다.
남들이 그렇게 가까이서 관찰하는 데, 예쁘게 안 입고 다닐 수 없잖아.

차라리 30분 더 일찍 나가면 나을까?
그래봤자, 비슷하려나...
한 1~2시간 일찍 나가면 나을 듯 한데, 학원이 열지도 모르겠고, 내가 일어날리도 없고.

댓글 1개:

  1. '옆사람 숨쉬는데 흉곽이 팽창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라는 말이 참으로 압박이군요;;

    ...절대 공감입니다.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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