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6일 금요일

미개함

미개함의 기준은 단지 인육을 먹는 다거나(식인종), 국민소득이 낮다거나, IQ Test에서 100점 이하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고픈 사람이 여러가지 따질리도 없고, 무식한 것은 미개함의 해소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미개함은 시스템과 문화의 문제이다.
얼마나 개념들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지도 중요한 것 같다.

흔히들 한국사람들은 '아이들은 멍청하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리다'와 '멍청하다'를 잘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지식의 양이 적기는 지능은 오히려 성인보다 낫다. 가르쳐주면 쉽게 배운다.
EBS의 청소년드라마라든지,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면 아이들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다.
'유치함', '어리숙함' 같은 단어들이 어린 것과 멍청함을 함께 뜻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Shrek, monster 주식회사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면 애들이 봐도 좋아할 내용이지만 내용이 얄팍하거나 조잡하지도 않다. 어리다고해서 조잡한 것도 대충 넘어갈꺼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하'와 '노예'도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업무 외의 일도 맘대로 시키고 인격적인 모독도 서슴치 않는 것은 너무하다.
경험은 직업적 직급이지 사회적 계급이 아니다.
"응, 내 밑에 있던 녀석이야." 이런 표현은 정말 잘못됐다.
"같이 일했다. 그리고 그 그룹에서 내가 리더였다." 이런식이 되야 옳다.

'착한 것'과 '나쁜 것'도 재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거지에게 동전을 주는 사람을 '착한 사람'이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동전을 주지 않는 사람은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지 '나쁜 사람'이 아니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것은 '정의로운'것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나약한 것' 혹은 '무관심한'이지 '사악한 것'은 아니다.

'미친'과 '멍청한'도 구별을 잘 못한다.
시험 점수가 낮다고 해서 그 사람을 '멍청하다.'라고 할 수는 있지만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수는 없다. 알츠하이머나 특별한 질병이 있지 않은 이상 말이다.
사실 다운증후군 환자들은 약간 '멍청하다.'라고 (좀 심한 표현이지만 학습속도가 정상인보다 느리니까) 할 수는 있지만 '미친' 것은 아니다.

'유전병'과 '전염병' 같은 것도 구별해야 한다. 다운증후군(계속 이걸 써먹네, '색맹'으로 바꿀까?)은 유전병이지 전염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피할 필요가 없다.

'병'과 '상해'도 구별해야 한다. 감기환자는 질병을 옮길 수 있으니 피해야 하지만 팔/다리가 없는 사람은 피할 필요가 없다. 내게 해를 주지 않는 사람이니 기피할 것까지는 없다. 유전병도 아니기 때문에 자손들은 팔/다리가 정상으로 태어난다.

술을 안마시는 것도 건강상의 선택이거나 취향이지 '의리 없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별로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일때도 같이 술을 마시지는 않겠지만.

'No'라고 말하면 아닌 것이고 'Yes'라고 말하면 그런 것이지, 왜 겸손함과 부끄러움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권력과 돈을 사악함과 항상 같이 보는 것도 그렇다. 리더쉽과 권력, 정당한 부의 축적과 부정한 방법도 구별을 못하고 있다.
깡패에게 돈을 털렸다면 억울한 것이지만 주식이 떨어진 것은 실수한 것일 뿐이다.

실적이 나쁜 직원은 능력이 부족한 것이지 저주해야할 대상은 아니다. '무능한'것은 '사악함'과 다르니까. 그 사람을 해고할 수는 있지만 욕해서는 안된다.

많은 한국사람들은 IQ가 100점이 넘고 소득도 2만불이 넘지만 여전히 미개한 것 같다. 왜 이런 것들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할까?

댓글 2개:

  1. 아- 중요한 생각이군요. 이 글을 담아가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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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퍼가셔도 되구요. 링크는 걸어주세요. ㅋㅋ;;

    (별로 생각없이 썼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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