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7일 토요일

등산

Grand Canyon이랑 Yosemite를 갔었는 데, 정말 괜찮았던 것 같다.
우리나라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훨씬 쉽고 재미있다.

. 지도, 이정표
우리나라 산들은 지도도 제대로 안 나눠주는 데, 미국은 입구에서 잘 나눠준다.
물론 입장료가 비싸다.

팻말도 많이 붙어있어서 길 잃을 위험이 훨씬 적다.
안전시설도 잘 되있고, 기념품 가게도 무지많다.
(역시 장사 속이 밝다니깐.)

지도에 거리는 물론 소요시간, 난이도도 있는 데, 정확하다.
(울 나라 지도들은 대부분 거리만 있다.)

. 코스설계
코스 설계를 정말 잘하는 것 같다.
사실 왔던 길을 되돌아가게 만들면 돌아갈때 매우 지루한데,
한바퀴 빙 둘러서 다시 제자리로 올 수 있게 만든 곳이 많다.
추천 코스도 많이 소개되어 있다.

. "얼마 걸려요?"
한국사람들은 시간감각이 부족하다.
누구에게 물어보든 이렇게 대답한다.
"곧 나와요. 힘내세요."
"5분이면 되요."
'힘내세요.' 참 정겨운 말이지만, 5분 ~ 1시간까지는 전부 5분이라고 말한다.

금방이라고 말해줘야 힘이 덜 빠질꺼란다.
도무지 얼마 남았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 쉴지, 5분 뒤에 도착해서 쉴지 결정할 수가 없다. 20분이나 더 갔는 데도 안나오면 짜증난다.
정보가 정확할수록 face 조절이 용이한 법이다.

. 계획
한국사람들은 이동시간을 최소한으로 잡는 경향이 있다.
항상 문제없이 최고속도로 최단시간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그래서 계획보다 항상 늦는 다.
처음부터 계획을 넉넉하게 새우면 좋겠지만 전투적으로 세우는 걸 좋아한다.
올라갈 때는 2번 쉬기로 했어도 빡세게 가서 1번만 쉬고, 내려갈 때는 대부분 뛰어가기 마련이다.
일행이 쳐지면 화도 잘 낸다. (아님 약올리든지.)
한 번 다녀오면 삭신이 쑤신다.

. 인구밀도, 교통수단
산가는 길은 버스도 구리고, 산에가도 인구밀도가 너무 높다.
특히 서울에서는 산에 올라갈 때도 줄서야 한다.
늦게 걸으면 뒤에서 민다. (죽으라고 미는 건 아니지만, 길이 좁으니 그렇게 된다.)
미국애들은 차를 워낙 좋아하니까. 버스도 잘 들어가고 가다가 힘들면 언제든 버스타고 이동할 수 있다. 한국처럼 일단 산에 들어가면 죽든 살든 걸어서(혹은 기어서) 나와야 하는 것과는 달리, 주차장에 차 세워놓고 2시간 걷고 차타고 가다가 또 걷고 하는 식이다. (모든 코스가 주차장들과 연계되서 나눠져 있다.)

. 가이드
우리나라 가이드들은 해병대 조교같은 데, 서양 가이드들은 훨씬 설명을 잘해준다.
한국 관광사는 20~50명이 한 그룹인데, 서양은 2~10명이 그룹이니까.
그리고 다치면 소송거는 애들도 많고 서로 고생이잖아. (죽게 내버려둘수도 없고 결국 들고 내려와야되니.)

. 밤
밤에 술 안먹고 일찍 자는 문화라서 좋다.
내 소원은 산에 가서 별보다가 저녁 10시에 잠드는 거다.
밤새 술먹고 토하고 소리지르는 것은 너무 싫다.
한국에서 갔던 모든 캠프는 밤에 잘 수가 없었다.
중학교 때까지는 애들이 먼저자면 치약을 바르고,
고등학교 때는 해병대 캠프였고,
대학때부터는 술 먹고, 노래부르고 해서...

한국은 다들 잠을 안자는 것을 가정하고 방을 잡기 때문에
충분한 이부자리가 제공되지 않는 다. 4인실에 20명이 표준.
나처럼 일찍자면 항상 왕따된다.
"너 자고 있을 때 우리는 멋진 추억을 남겼어."
"너 의리없이 그렇게 살지마."
다들 아침에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아침밥도 못 먹는 다.
굶으면서 노는 것도 싫다.

미국 프로그램은 음식도 각자 고를수 있고 장도 같이 보더라구.
한국은 "장은 한명이 보면 되지.", "우리는 이거 먹으니까, 싫으면 굶어. 집나오면 고생이지, 이것저것 찾고 그래.", "먹고 살만 해졌다고 남기는 거냐?", "그거 먹어도 안죽어. 알레르기는 무슨. 곱게 자라서 그런거야."

@ 2달 놀러갔다오더니, 미국 빠돌이 다 됐다.


댓글 1개:

  1. ^^ 인터라켄 앞산을 혼자서 터벅터벅 등산(?)을 한 적이 있는데 거기 아줌마 아저씨들도 산에서 내려오시면서 '어이~ 올라가는거에요? 힘내요~ 쪼끔만 올라가면 금방 정상이에요~.' 라고 이야기 하셔서 올라갔더니 1시간 30분 가량이 걸렸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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