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4일 수요일

뒤로 걷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짓이 잘하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휴학도 했고, 학원도 다니고 있고, 프로그래밍도 7개월 전에 때려치웠으니
다시 돌아갈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금까지 배운 많은 기술(잡기)와 경험들을 그냥 묻힐 생각도 없다.
여전히 인터넷에서 entertainment와 정보검색을 하고 있고 매일 여기에 일기도 쓰고 있지 않은 가.

전산학을 배우고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정리할 때는 항상 남보다 앞서 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실제로 이만큼 많은 도움을 받고 사는 사람도 많지 않으니까.

웃기게도, 이 놈의 나라에서는 그 분야의 그 직업이 전망이 없어보여서 진로를 바꿨을 뿐.

그런데 10년 뒤에 진로를 바꾼 것 때문에 다시 후회를 할 일은 없을 까?
매일 8시간씩 드릴질하고 칼질하면서 살게 될텐데,
정보화사회를 역행하는 직업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퍼부어야할 5년간의 시간과 수천만원의 돈도 그렇고 말이다.
단지 수천만원이 아니라 부모님께 의지해야 하는 돈이다.
그만큼 내게 발언권이나 자유는 없다.
다시 부모님의 구식(내 기준으로는) 생활 방식에 따라서
몇년간 잘 가꾸어온 나름대로 진보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을 버리고
중학교 3학년 때 하던 방식으로 돌아가야 할까봐 두렵다.

말이 대학원 준비지 솔직히 고3이 다시 된거랑 똑같고 말이다.
주변의 사람들도 geek들보다 자신감 넘치고 욕구가 충만한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인터넷 같은 미디어에는 무지한 것 같다.
막말로 말해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바보들과 함께 사는 것'이다.
나는 착한사람, 무식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똑똑하고 의욕적인 사람들이 좋다.

전산학, 경영 같은 분야들만큼 내가 지금 선택하는 분야도 활발한 정보 공유와 전문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까?
1년에 수천명 밖에 받을 수 없고, 사회적인 인식과 시장의 독과점성 때문에 전문성이 인정될 것 같긴하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얼마나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합리적인 문화가 가능할까?
보수적인 분야일수록 가서 학번(기수) 따져가며 술이나 먹고, 족보나 외우고, 시킬 때 공부하고 놀때 놀고 그저그렇게 먹고 사는 건 아닐까?

세상 물정 모르고 일아나 하고 월급이나 주는 대로 받는 공돌이나 의사나 그게 그거 아닐까 하는 걱정이든다.
세상 변화에 맞춰서 빠르게 정보도 얻고 대응하고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일이었으면 한다.

단지 지금 조금 월급 많다고 그렇게 안주해서 살아가고 남은 시간 TV나 보면서 바보 되버리면 10년 뒤에는 프로그래머 수가 수십배 늘어나고 월급은 1/n 된 것처럼 다 망하게 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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