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5일 금요일

개성

한국사람들은 너무 기계적인 것 같다.
감정적이고 인간적이라고 말하는 의견들이 더 많지만 내 생각에는 그보다는 매우 기계적인 것 같다.
개성이 너무 없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도무지 재미가 없다.
첫마디는 무엇으로 시작하고 담에는 무슨 이야기들을 해나갈지 너무나 전형적이기 때문이다.
빙둘러앉아서 나이, 학교, 학년을 묻고 강제적으로 이름을 외우게 한다.
이름도 그리 다양하지는 않다. 대부분은 1,000개 쯤 되는 이름사전에서 하나 따오는 것 같다.

점심을 먹으러 메뉴를 고를 때도 새로운 메뉴보다는 먹어본 것만 고르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남자는 어떻게 해야하고, 여자는 어떻게 해야하고, 아줌마, 아저씨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둥
모든 것이 당위적으로 정해져있다.
남자는 씩씩해야 하고 힘이 세야하고  치마를 입으면 안되고 여자는 특히나 담배를 피워서는 안되고 얼굴은 예뻐야 하고 등...
심지어는 이미 결정되어 있어서 바꿀 수 없는 것마저 당위적으로 강요하려고 하기도 한다.
남자 키가 175Cm는 되야 한다든지, 여자가 예뻐야 한다든지.
키가 더 이상 안크고, 얼굴이 그렇게 생긴걸 어떻게 바꿀 수가 있는 것일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새 옷을 살 때도 유행을 따라가려고 한다.
유행이라는 말은 남들이 하는 대로 즉, 대세론이기 때문에 개성과는 모순되는 것이다.

영화를 봐도 1,000만명이 다 같은 것을 봐야하고, 음악을 들어도 인기가요 순위를 찾아서 1위 ~ 100위까지만 들으려고 한다.

세상에 대한 모든 답을 다 정해놓고 그렇게 사는 것 같다.
뭔가 궁금해도 혼자 고민하지 아무도 질문을 하지도 않는다.
'왜?'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거의 없다.

학생들을 봐도 몇 점을 받겠다는 점수에 대한 목표는 있어도
자신의 장래에 대한 꿈이나 구체적인 청사진은 없다.
(잘 해봐야 "의사되서 돈 많이 벌어서 예쁜여자랑 결혼하겠다." 정도..)

꿈이 뭔지, 무엇을 하고 살았는 지, 묻는 것 자체가 어색한 사회다.
그냥 보통사람이고, 되는 대로 사는 사람들만 모인 것일까?

25년을 살았어도 내게 뭔가 놀랄만한 질문을 던지거나 내가 생각하지 못한 대답을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단일민족이라서 2,000년간 고립된 한반도라는 정치적, 생물학적, 문화적인 섬에서 살다보니 모두가 유전적, 교육적으로 똑같아진건 아닐까?
(유전학에서도 쥐들을 대략 30세대 쯤 자가교배 시키면 syngeneic mouse라고 해서 유전적으로 동일한 집단이 형성된다.)

과연 한국사람들을 채팅방에 넣어두면 튜링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 까?
(튜링테스트란 인공지능의 평가방법인데, 30분간 대화를 하고 상대방이 기계인지, 인간인지 구별할 수 없으면 통과이다.)

댓글 2개:

  1. 나는 내가 고등학교 이후로 항상 비슷한 집단에 소속되어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답답할 때가 많던데. '적당히 사는 집에서, 부모 말 잘듣고, 공부 잘하고, 문과보다는 이과에 관심이 많고' 대충 이런집단의 아이들과 마주치다보니 다들 비슷한 점이 있을 수 밖에.



    그리고 넌 피디수첩을 몰아서 보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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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집에 TV가 없어서 뭐든 몰아서 본다.

    드라마도 season 하나 다 끝나면 몰아서 보고.

    매주 쓸데 없이 기다리거나 빼먹는 일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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