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8일 일요일

자본주의

많은 사람들은 정다운 '품앗이'가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품앗이도 자본주의의 초기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노동의 물물교환 형태인 것이다.

물물교환이 지니는 모든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요즘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지
사람들 사이의 인정이 살아졌기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물물교환는 1:1적인 특성 때문에 저장이 힘들고, 노동이 아닌 수많은 재화들과 교환이 어렵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는 돈(대한민국화폐라고 얘기하자.)을 통해
4,500만명 + 한국돈을 가진 일부 외국인 모두와 품앗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에 저장도 되고 인출도 되기 때문에 과거와 미래에 사는 사람과도 품앗이를 하고 있다.
심지어는 내가 누구에게 도움을 주고 죽어버리더라도 내 자손이 대신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사람에게도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직접적 품앗이의 형태였다면 내가 한국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을 했어도
유럽에서 놀 수가 없다. 서로 직접 얼굴을 알고 도와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신뢰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내가 처음 묵는 스위스 융프라우에 가서도
10유로를 보증금으로 맡겨놓고 스키를 빌려 신을 수도 있으니까.
화폐가 없었다면 한국에서 스키를 만들어다가 거기까지 실고 가야 했을 꺼다.
화폐라는 정보, 신뢰, 가치의 매개체를 통해서 자원 이동과 에너지을 줄일 수 있다.

자본주의의 발달에는 물론 엄청난 부작용들이 있다.
누구는 부모에게 1조를 받고 태어나고 누구는 10원 받고 태어나서 평생 고생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잇점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아직 붕괴하지 않은 것이다.
가끔은 불평등이 심하면 가서 집회도 하고, 때려부수는 폭동도 일어나지만
참을만한 수준이면 (잇점이 손해보다 크면) 그냥 잘 사는 거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의 자본주의는 더 발달해야할 면도 많다.
상속세를 많이 걷고 여러가지 다른 세금들을 잘 걷는 큰 문제부터 시작해서..
반대로 많은 서비스업들도 필요하다.
베이비시터 같은 것들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애를 낳기 힘든 이유는 그런 직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해서 어느 정도 돈을 낼수도 있지만 애를 맡아줄 사람이 없어서
낳지 않는 경우도 많다.
수많은 실업자들이 베이비시터가 되서 애들을 돌봐줄수도 있지 않겠는 가.
(집에서 자괴감에 빠져서 인생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좋잖아.)

부모님, 시부모님께 눈치보면서 이것저것 시키기보다 베이비시터가 많으면 직접 돈을 주고 고용하면 된다. 반대로 내가 실업을 당하면 베이비시터가 되서 다른 사람의 아이를 봐줄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돈의 용도를 아직 덜 깨닫고 있는 것 같다.
돈을 적게 쓰는 소비자적인 면만 생각했지,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생산자적인 면에는 약하다.

정부가 뭐든 무료로 해서 지으려고 하는 서비스는 의도는 좋지만
결국은 자본주의적이 아니기 때문에 컨트롤이 어렵다.
공산주의가 실패하고 자본주의가 그보다 성공한 많은 이유들처럼 실패할 것이다.
시민들에게 직접 돈을 받는 자본주의적 사기업과 언제나 동일한 보상을 받는 공무원이 운영하는 것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4,000만 국민 모두가 일자리가 평생 보장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데, 그게 공산주의다.
공산주의는 모두에게 직업을 주고 국가가 전부 관리해서 분배하는 것이다.
'좌파'라는 단어조차 싫어하지만 분명 공산주의적 사고이다.
(사유재산 모두 없애고 뭐든 같이 나눠쓰는 거.)

제발 밖에 나가서 돈이 될 일을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적게 벌어서 적게 쓰는 것은 자본주의를 경직시키는 일이다.
많이 벌고 많이 쓰는 게 자본주의의 미덕이다.
(뭐 자신의 애는 자기가 돌보는게 여러측면에서 더 좋다고 하지만.)

돈이 없어서 자본주의의 혜택을 못 받는 것만큼 골치 아픈 것이
돈이 있어도 자본주의의 혜택을 못 받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재산'을 통한 계급을 형성하고 있지만
반대로 계급을 무너뜨리기도 했었다.
나처럼 평범한 집안의 사람도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돈 많이 벌면 대통령이 먹는 음식도 사먹을 수 있고 최고 교육기관에도 들어갈 수 있다.

자본주의의 한쪽바퀴(소비자)만 보지 말고 양쪽바퀴(소비자, 생산자) 모두를 보자.


댓글 2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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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nonymous - 2007/01/28 17:01
    Thx~.

    써놓고 퇴고를 안하기 때문에 오타가 많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도 자꾸 내용의 흐름이 바뀌어서 제목을 바꾸기도 하고 순서를 다시 맞추거나 여러개로 쪼개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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