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16일 화요일

눈물 젖은 컴퓨터

사실 내가 컴퓨터를 처음 본 건 초등학교 들어가기 1년 전이다.
엄마가 무등도서관 컴퓨터 주부 강좌를 들으러 갔는 데, 나도 그냥 따라 갔다.
8bit 컴퓨터가 잔뜩 있었다.
주부반 말고 초등학생반도 있다고 했다.
첫 시간을 구경가고 나서 엄마를 1주일간 졸랐다.
"나도 저걸 배우게 해주세요."


결국 엄마는 도서관에 문의해서 초등학생반에 들어 갔다.
초등학생반에는 최소 5학년 형, 누나들 밖에 없었다.
첫 시간 수업은 역시나 뭔 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그리고 숙제는 알파벳 100번써오기.
한글 받아쓰기도 안 해봤는 데, 알파벳 100번 써오라니.
결국 좌절하고 집에 돌아왔다.


다시 일주일간 울고 다음 주부터 가지 않았다.
2년간 그 날의 아픔을 곱씹으며 만화 영화에 나오는 컴퓨터를 보곤 했다.
초등학교 2학년 여름. 결국 아버지가 컴퓨터를 사주셨다.


@ 그날 엄마가 뜨개질반이나 요리반에 가셨다면 나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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