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16일 화요일

구조조정

집구석을 굴러다니면서 사사건건 집안일에 간섭하고 있다.


집안을 싹슬이 해서 초등학교 때부터 보던 책들 300권을 버리고
200권은 시골에 빈곳으로 옮기게 만들어 버렸다.
20년 된 아버지의 설계도라든지.


넘치는 자원들이 집안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잔소리해서 결국 부모님들 일거리를 잔뜩 만들어 드렸다.;;
책, 가구, 이불, 베게, 병풍 뭐 이런 것들마저 50대가 되면 많아지는 모양이다.


사실 부동산 시세를 감안했을 때, 평당 유지비는 월 1~2만원 정도 든다.
1년 이상 방치하는 물건의 가격이 그보다 적다면
생활공간의 크기를 초과하는 범위에서는 버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어디다가 팔아버리든지.


영원히 입지 않을 옷들, 덮지않을 이불들, 읽지 않을 책들은
과감히 버리거나 과거의 추억을 기념하고 싶다면
유지비가 저렴한 시골의 창고로..
아버지 고향집에는 빈 공간이 많으니 가족 박물관처럼 운영해도 될 것 같다.
추석이나 설에 가서 보면 더 재미있겠지.
사실 명절에 시골에 가도 도무지 할 일이 없다.
명절에 시골에 가야하는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되겠지.


30평짜리 집인데, 쓸데없지만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이 잔뜩 쌓여있어서
20평짜리 집보다 더 작은 것 같다.
돌아다니다보면 여기저기 무릎을 부딪쳐서 멍이 들고 있다.


사실 부모님과 나는 물건을 고르는 방법이 많이 다르다.
나는 항상 실용성, 경제성, miminalism, 이동성(쉬운 운반), 쉬운 교체 이런걸 보고 산다.
부모님은 일단 장식이 많고 좀 무거운 것으로 사신다.
(70년대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화려하고 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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