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어가서 아무것도 없이 그냥 내 생각대로 살면 신선이라고 생각했다.
과학고 나와서 KAIST가는 많은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대전에서 평생 책 읽고 연구하면서 살면 순수하고 행복한 거라고..
7년간 생각해봤는 데,
요즘 드는 생각은 그건 그냥 소심함인 것 같다.
바깥 세상에 나와보지도 않았는 데, 그게 더 순수한 건지 가장 행복한 건지, 어떻게 알지?
그리고 그렇게 35살이 넘으면 바깥 세상에 쉽게 나올 수도 없다.
세상은 그걸 순수함이 아니라 무능력이라고 부른다.
언제든 세상에 나올 힘을 가지고 있는 데,
적당히 절제하는 게 신선이고
세상에 나올 힘이 없이 그냥 안에 있는 사람은 은둔자다.
대전에 가만히 있으면 석사도 되고 박사 학위도 받을 수 있겠지만
재미있는 일(연구든 뭐든)을 교수나 부모님이 찾아서 주지는 않는 다.
사실 회사도 마찬가지고..
그냥 매번 나이 조금 더 먹고, 월급이나 랩비가 오를 뿐.
대학원은 알과 같은 곳인데.
알을 너무 일찍 깨고 나오면 큰 새가 될 수 없고
스스로 알을 깨지 못하면 죽은 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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