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11일 금요일

유통기한

집에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이 하나, 둘씩 보인다.
그런데 버리기가 쉽지 않다.
일단 20대의 귀차니즘 때문이기도 하고
매일 2~3끼씩 밥을 먹으면 장보는 주기가 짧아져서 상관없는 데,
일주일에 3~5끼 먹으면 많이 먹는 거니까.


그리고 일반적으로 20대는 물건을 쌓아놓고 먹지 않기 때문에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습관이 부족하다.
과자나 인스턴트 식품사서 바로 먹고 버린다.
그래서 처음부터 유통기한이 임박한 걸 생각없이 집기도 한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한다.
몇 시간에 한 번씩 위치를 뒤집어서 앞으로 보낸다.
대게 집에 냉장고나 찬장이 없거나 엄마가 알아서 관리한다.


아까워서 못 버리는 것도 있는 것 같다.
20대는 돈이 많지 않고 무모한 세대니까.
"우리는 건강해서 먹어도 안 죽어."
"괜찮아 냉동실에 있었잖아. 절대 안 상해"
"요즘 음식은 방부제를 많이 넣어서 유통기한 지나도 돼."
유통기한은 최적의 보관상태(온도, 습도)에 맞춰서 계산된 거라서
이미 프린트 할 때 그런 상황들은 다 반영이 되어 있다.


대략 20대는 수입이 적어서, 40대 이상은 가난한 시절을 살아서
물건을 버리는 데 익숙하지 못한 것 같다.
10대와 30대가 물건 버리는 건 제일 잘 하는 듯.
10대는 자기가 돈을 안 벌기 때문에 쉽게 버릴 수 있고
30대는 결혼전까지는 돈이 넉넉하니까.


나같이 룸메이트와 같이 생활하는 경우는 재산권 행사의 문제가 있다.
룸메가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버리기 싫어하면 버릴 수가 없다.
그 음식의 1/n만 내 꺼니까. 그만큼만 잘라서 버릴 수도 없고 그냥 두게 된다.
음식뿐만 아니라 어떤 물건이든 주워오는 건 한 명이 원하면 가능한데,
버리는 건 4명 살면 3명은 찬성해야 버릴 수가 있다.
그래서 점점 필요없는 쓰레기와 폐품 들이 쌓이고 있다.
정치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잘 구슬려서 버려야 할텐데.. 흠.
다들 안 치우는 데, 혼자 열심히 치우면 그 사람 일이 늘어나고 당연히 항상 치우던 사람이
치우는 게 된다.
안 치운다고 화내면 잔소리쟁이되고..


@ 20대 가정주부 살림살이 힘들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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