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7일 월요일

[기사]무소음 PC, 주류 진입「언제쯤?」






무소음 PC, 주류 진입「언제쯤?」




David Becker (CNET News.com)







200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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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벤쿠버에서 살고 있는 기술 문서 작성 프리랜서인 마이크 친은 사무실에 세번째 PC를 들여놓고 나서야 팬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HDD의 딸각거리는 소리, 윙 소리를 내는 전원 공급장치 등 컴퓨터에서 얼마나 큰 소음이 발생하는지 알게 됐다.

친은 “미칠 것 같았다. 최신형 컴퓨터였는데 너무나 시끄러워서 계속 켜놓을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이 너무나 시끄러운 환경이어서 도저히 일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 때 받은 좌절감으로 인해 친은 소음을 내는 요소들을 격리시키고 조용한 것들로 대체하는 데 근 한 달 이상을 투자했다. 이로부터 몇 년 후, 수많은 PC 사용자들과 제조업체들도 친이 직접 해결한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PC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한때는 별 것 아닌 걸로 치부됐지만 컴퓨터의 성능이 점점 강력해지면서 굉음을 발생시키는 냉각 시스템을 필요로 하기 시작함에 따라 심각한 골칫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PC가 사무실을 벗어나 가정의 거실과 침실에 입성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하되고 있다.

사실 조용한 컴퓨터를 추구하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이런 움직임은 특수한 부품들을 만들어내는 생산업체들로 구성된 소규모 산업을 일으켰으며 한편으로는 PC의 소음을 1㏈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조치도 서슴치 않는 열혈광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친은 “사람들이 ‘PC에서 제트기 소리가 난다. 어떻게 할 수 없을까’라고 질문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조용한 PC를 직접 만들면서 터득한 지식을 공유하고자 ‘조용한 PC 리뷰’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웹사이트는 시끄러운 PC를 조용하게 만들려 하는 사용자들이 즐겨찾는 정보 공유의 장이 됐다.

친은 “큰 소음이 발생하는 이유 중 대부분은 조악하고 성의없는 설계 때문이다. 몇몇 업체들은 소음에 관심을 갖고 개선하려 하고 있지만 아직도 업계 전반적으로 방음에는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열과 소음, 둘다 잡을 순 없나
PC 소음 문제는 대부분 열을 식힐 때 발생한다. 프로세서 등 여러 부품들이 더 강력하진 데다가 전력 소비도 많아지면서 부품들이 타버리는 사태를 막기 위해 더 크고 더 빠른 팬들이 필요해졌다.

그래픽 칩 업체인 엔비디아는 2년전 지포스 FX 5800을 내놓으면서 이런 경향은 극에 달했다. 지포스 FX 5800에 사용된 칩은 동작 중에 상당히 고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한 팬, 덕트 시스템을 필요로 했으며 엔비디아는 칩에 이 시스템을 직접 장착해 내놓기에 이르렀다. 특히 초기 모델들이 열 방출과 소음 모두 심했기 때문에 PC 사용자들은 이 제품들을 가리켜 ‘엔비디아 강풍 낙엽 청소기’라고 비꼬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냉각팬, 그리고 다른 부품들이 유발시키는 소음에 대해 불평이 점점 거세지자 제조업체들은 방음에 대해 한발짝 물러서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무소음 컴퓨팅은 대한민국의 잘만 테크와 같은 전문업체가 힘을 발휘하는, 사실상 틈새시장에 속한다. 이 업체는 구리 방열판, 수냉식 펌프, 그리고 PC 칩을 냉각시키는 공기의 흐름을 대폭 감소시키는데 사용되는 부품들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무소음 컴퓨팅에 관심을 보이는 이른바 ‘얼리 어댑터’ 들에는 첨단기술을 잘 아는 음악가와 사운드 엔지니어도 속해 있다. 이들은 윙윙거리는 PC 때문에 작곡 중인 음악에서 미세한 부분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참아내지 못했다고 콰이트 PC의 미 지사장 마이클 판스워스는 설명했다. 콰이트 PC는 컴퓨터의 소음을 줄이는 데 뛰어든 영국 최초의 전문 소매업체에 속한다.

뒤이어 판스워드는 변호사들도 무소음 컴퓨팅에 있어 괜찮은 고객들이라고 지적했다. “소음은 생각해야 할 상황에서 집중력과 능력을 저하시킨다. 시간당 300달러에 달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 PC의 소음을 줄이는 데에도 투자해볼만 할 것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아시아 주거환경, 무소음 컴퓨팅에 최적
무소음 컴퓨팅에 대한 관심은 직업 뿐 아니라 지역에 따라서도 상당히 다양한 면모를 보인다. 잘만 USA의 기술&영업 개발 총책임자 로버트 정은 대한민국에서 무소음 컴퓨팅 사업에 뛰어든 업체가 탄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로버트 정은 “아파트처럼 주거 지역이 밀집된 형태는 아시아에서 상당히 보편적인 주거 환경이다. 아파트 내부에서는 소리가 잘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시끄러운 정도를 금방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잘만 테크의 설립자 이상철은 자신의 PC를 조용하게 만들기 위해 개발한 고효율 방열판과 같은 제품들을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잘만은 PC의 열을 발산시키는 부품들로 만들어진 무소음 냉각 시스템을 시판하고 있으며 PDP TV와 프로젝터용 냉각 시스템 개발도 고려중이다.

로버트 정은 “열이 발생한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들에 팬이 없는 무소음 솔루션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로 강조했다.

대다수 무소음 컴퓨팅 광들은 이와 같은 실질적인 목적을 갖고 작업에 착수하고 있는 반면 몇몇은 PC에서 나는 ‘딸깍’ 소리와 씨근거리는 소리를 없애려고 대대적인 소탕작업을 벌이고 있다.

친의 ‘조용한 PC 리뷰’ 웹사이트 포럼과 같은 곳에서는 소음을 줄이려면 PC 케이스 안을 천장용 타일로 덮는 게 나은지 흡음재를 이용한 게 나은지, 물을 이용한 냉각 장치를 설치할 때 증류수를 이용하는 것과 부동액을 희석하는 것의 상대적 차이는 뭔지 열띤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친은 “대다수 사용자들은 PC가 구비된 방 내부의 소음 수준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바로 그것을 취미로 삼아 심도깊게 고민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그는 “소음을 줄이는 게 이들에겐 거의 놀이 수준이다. 처음엔 한 가지만 고민하지만 일단 해결되면 그 다음으로 가장 신경쓰이는 소음을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니아들, 소재 하나로도 ‘피튀기는 설전’
PC에 이런 저런 부품을 달아 개조하는 사람들은 칩의 속도 제한을 넘어서도록 하는 오버클러킹 기술과 전혀 반대되는 극한 실험 중 하나인 ‘언더클러킹’이나 전압을 낮추는 ‘언더볼팅’ 기술도 시도하고 있다.

친은 PC의 세팅을 조정해 더 낮은 전압에서 프로세서가 구동되도록 하는 언더볼팅 기술에 대해 현재 사용중인 PC의 성능이 모자라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한번 도전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PC에서 게임을 주로 즐긴다면 아무리 시끄럽더라도 최대한의 성능을 이끌어내려 할 것이다. 그러나 PC를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 평범한 사용자라면 성능면에서 큰 상관을 하지 않을 것이며 프로세서가 더 많이 냉각된 상태로 작동되는 게 더 이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굉음만이 소음이 아니다. 소리가 고요하다 하더라도 신경에 거슬린다면 그 또한 소음이다.

무소음이 여전히 최대 목표인 가운데 대다수 컴퓨터 사용자들은 PC가 사무실보다 더 명확하게 소음을 들을 수 있는 거실, 침실에서 홈 미디어 서버와 같은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른바 ‘고요한 소음’을 내는 것을 알아차리게 됐다. 케이스에 부착된 팬 3개의 작동 소리가 배경에 깔린 가운데 아주 고요한 쇼팽 야상곡을 한번 들어보라.

판스워드는 “초기 고객 중 다수가 바로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용도로 컴퓨터를 직접 꾸미기 위해 우리를 찾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요한 장면에서 들리는 배경음이 팬 돌아가는 소리라면 영화를 감상할 맛이 떨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PC 냉각에 시끄러운 팬을 사용하지 않고 독자 개발한 통풍 시스템을 적용해 고성능 저소음 PC를 생산하는 독일의 허쉬 테크놀로지스와 같은 전문 업체들이 바로 이와 같은 미디어 응용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허쉬의 관리 책임자 존 부스는 “저소음의 세련된 PC를 거실에 진입시키는 것이 바로 우리의 핵심 컨셉”이라고 밝혔다.

무소음, 아직까지 프리미엄급 요소는 아니다
그러나 부스는 조용한 PC를 갖고 싶어하는 것은 사람들의 본능이지만 소음을 줄이도록 특별히 고안한 다음 이 제품을 프리미엄급으로 규정지어 판매하는 전략은 아직 마케팅 측면에서 시기상조라고 견해를 피력했다.

부스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조용한 PC를 좋아하긴 한다. 그러나 이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진짜 문제는 바로 그들이 PC를 사려고 지갑을 열 때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무소음 PC는 같은 사양의 좀 시끄러운 시스템에 비해 500달러 이상 비싸다.

허쉬 테크놀로지스에서는 가격 이외의 다른 요소들, 특히 시각적인 측면에 신경을 쓰는 것과 같이 무소음도 그렇게 보이도록 한다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부스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PC를 만들고 있다… 이런 전략은 우리가 직접 만드는 PC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위치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64의 애널리스트 네이던 브룩우드는 무소음 PC가 주요 소비층보다는 틈새 시장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는 주요 PC 업체들이 음향악 분야에 계속 양보해왔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브룩우드는 “PC에서 팬을 없애는 방법은 더 간단한 냉각 방식과 비교할 때 비용이 더 드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서부터 쭉 살펴볼 때 PC 구매자들은 성능 향상에 직접 관련이 없는 부분에는 돈을 쓰는 데 난색을 표시해왔다”고 말했다.

대신 주요 PC 업체들은 높은 비용이 투입되는 재설계를 감행하기보다 팬 소음을 좀더 줄이는 기술을 적용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AMD가 자사 노트북 칩에 적용한 쿨'앤'콰이트(Cool'N'Quiet) 기술이 있다.

AMD 데스크톱 프로세서에 내장된 쿨'앤'콰이트 기술은 프로세서가 휴식 상태이거나 간단한 작업을 수행할 때 칩의 성능을 낮춰준다. 결과적으로 프로세서는 좀더 냉각된 상태에서 동작하고 팬 속도도 낮출 수 있다고 AMD의 수석 제품 관리자 조나단 세클러는 전했다.

세클러는 “소음을 10~15% 감소시키고 실제 전력 사용량을 60% 정도로 감소시키는 것이 이 기술의 목적이다. 즉 많은 경우에 25㏈ 이하로 소음을 감소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뒤이어 25㏈는 낙엽이 살랑거리거나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 정도의 소음 수준이라고 밝혔다.

AMD가 무소음으로 고개를 돌린 건 뭔가 심상치 않은 전향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1999년에 상당한 열을 뿜어내는 애슬론 칩을 선보이면서 여기에 시끄러운 고속 냉각팬을 장착하며 새로운 움직임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세클러는 그 이후 시장이 소리와 같은 심미적인 관심에 가치를 두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더 이상 어떻게 해서든지 파워와 성능으로 경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간 가격은 성능으로 매겨져왔지만 결국엔 소음과 발열량이 대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년간 한 목소리, 비아 빛 보나
이 주장은 바로 지금은 경쟁에서 밀려난 업체인 비아 테크놀러지스가 수년동안 줄기차게 말해온 것이다. 대만 업체들이 제조하는 PC용 프로세서와 마더보드의 대부분은 냉각팬이 없이 동작하도록 설계된 저전력 모델이다. 바로 이것이 비아의 칩이 증가 추세인 미디어 PC 시장에서 제 갈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장점 중 하나다.

비아의 프로세서 플랫폼 프로젝트 관리 담당 베르너 듀 플레시스는 이젠 PC 산업이 프로세서 속도가 아닌 다른 이슈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얘기했다. “비아의 메시지는 항상 시원한, 그리고 무소음 프로세싱이었다. 우리는 ㎒ 경쟁에 뛰어든 적이 절대 없었다. 결국 사람들은 비아가 처음부터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라고 플레시스는 밝혔다.

뒤이어 플레시스는 주류를 이루는 칩을 새롭게 개선하는 것보다 아예 팬없는 냉각 시스템용으로 설계된 칩으로 무소음 PC를 만드는 게 더 쉽게 때문에 비아가 미디어 PC용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으며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애초부터 시원하고 조용하게 동작하도록 설계된 프로세서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코 쉽사리 진행되진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주류 PC 산업계가 무소음 컴퓨팅의 중요성을 깨닫고 ‘침묵은 금’이라는 정신을 언제라도 즉시 적용할 것이라고 비아 등 무소음 컴퓨팅 지지자들이 기대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아무 행동도 없이 가만히 있는 현실 때문이란 설명이다.

허쉬 테크놀러지스의 부스는 무소음 PC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전문가들을 만나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까지 봐 온 것, 그리고 예측가능한 미래에 일어날 것이라고 판단한 모든 것들은 지금 현재 주류 PC 업체들이 가고 있는 방향과 정반대의 길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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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휴대폰을 고를 때 통화 품질을 따지지 않는 것처럼
PC도 클럭보다는 소음, 디자인이 중요해 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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