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13일 토요일

수도, 전기, 카페 그리고 인터넷

  나는 쉽게 말해서 인터넷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더 자세히는 나도 설명이 안되지만..)

  이게 도대체 뭔가 나도 한 5년 전부터 생각해왔었고 써본지는 한 4년 됐는 데.

  수도, 전기, 카페랑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일단 24시간 지속적으로 서비스 되어야 하고 없으면 모두가 불편해 하고 불안해 한다.

  끊임없이 claim이 들어온다.

  수도가 없으면 씻을 수 없고 밥을 먹을 수 없고

  전기가 없으면 기계를 돌릴 수 없고 불을 켤 수 없고 불안감이 증가하고 범죄도 늘어난다.

  인터넷도 비슷하다. e-mail을 보지 못해 일을 못하고 친구와 대화를 못하고 교통 시스템,

  주민등록시스템이 마비되고..

  또 어떻게 보면 카페와도 비슷하다.

  우리는 카페에 가서 음료수를 사서 마신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것은 음료수 뿐만이 아니다. 음료수 자체의 가치는 몇 백원도 안되니까.

  실제로 그들이 주는 음료수는 옆에 있는 슈퍼에서 사온 1.5L~3L짜리 절반과 물 + 설탕, 시럽 + 얼음,

  혹은 싼 과일 과즙이 전부이다.

  카페는 음료수와 함께 시간과 공간을 판다. 사람들이 편안한 곳에 앉아서 음악을 듣고 대화를 나누고

  공부를 하기도 한다. 음료수에 요금을 부과하지만 시간을 오래 쓰면 자꾸 "더 드실래요?" , "치워드릴까요?"

  이런 말들로 압박을 하기도 한다.

  인터넷도 그렇다. enginner의 입장에서는 단지 01010101의 패킷이 오고 가고 switch가 커지고 켜지지
  (그래서 daum의 동호회는 daum cafe인가보다.)

  는 데 그들은 그 안에 있는 사이버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들어온다.

  그 가상의 시간과 공간은 공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광고 수입이나 아바타를 산다든가. 어떤 방법으로든

  대가를 지불해야만 유지가 된다. 무료 서비스는 사람이 늘면 점점 느려지기도 하면서 압박을 준다.
  (고의로 느리게 하는 건 아니지만 단지 관리를 안하고 내버려두면 저절로 느려진다.)

  @@ 수도 + 전기 + 카페 => 인터넷.



  Enginner의 입장에서 잘못하면 단지 카페에 음료수를 공급해주는 단순 노무직이나 잘해야 공급업자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더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그 곳에 뛰어들어서 더 큰 파이를 얻을 수

  있을 까?

  (더구나 공급업자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다. KT, 시스코 등의 네트웍, 하드웨어 업체, ISP, 소프트 웨어도 SI나 대게의 업자들이 다 먹었다.)

  그렇다고 마케팅이나 서비스 기획이 나와 맞을 까?

  어느 줄에 서서 줄타기를 해야 할 지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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