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24일 수요일

세미나

  회사에서 세미나를 하곤 하는 데.

  두 종류의 발표자가 있다.

  중간에 질문을 받는 사람과  끝 부분에만 질문 받는 사람.

  후자의 경우에는

  내용을 들어보면 news처럼 정말 빈틈이 없다. TP 넘기고 그 사람 말 듣기도 바쁘다.

  왠지 그런 경우에는 오기로 더 질문을 하고 싶기도 해서.

  가끔은 말을 끊고 끼어들어 보기도 한다.

  그러면 항상 이렇게 대답이 온다.

  "그건 나중에 언급하겠습니다.", "다음에 답이 나옵니다."

  그러면 그 때부터는 정말 나중에 대답하는 지 끝까지 들어보면서 생각하는 데.

  원래 대본에 내 질문은 의도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별로 반영 안해준다.

  발표의 진도는 도대체 왜 중요한건지. 진도보다는 본질적으로 청자의 이해가 더 중요한 것 같은 데..

  그들의 목적은 정해진 진도까지 발표를 끝내는 데 있다.

  그래서 가끔은 대사가 끝날 때까지 대답 안해주면 나도 약오르기 때문에

  조롱하는 말투로 반박도 한다. (내 성격이 괴팍해서 툭하고 던지는 나를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미 언급한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면 "이미 대답했다."라고 말하고

  그 외의 질문에는 "이 발표의 범위가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사실 난 발표를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발표를 준비하려고 하면

  나 혼자 말해서는 절대 정해진 시간을 채우지 못한다. 오히려 듣는 사람이 어떤 질문을 해주기를

  기대하면서 예상 질문을 생각하고 거기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는 식으로 생각만 해두지

  정해진 대본은 없다. 아마 아무도 내 발표에 질문을 안해준다면 제목과 소개 몇 줄 정도 읽고

  발표를 끝내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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