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28일 금요일

사적인 대화와 소음

단둘이서 대화를 하고 싶다고 하자.
다른 사람이 듣지 않았으면 하는 데,
(혹은 그냥 자신들만의 대화공간을 만들었으면 하는 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간단하다.
한가한 공원에 가서 이야기 하면 된다.


그런데 사적인 대화는 꼭 한적한 공원에서만 가능할까?
반대로 사람들이 아주 많은 곳은 어떨까?
사람들이 아주 많고 시끄러운 곳.


스케이트장이라든지, 시끄러운 커피숍이라든지 말이다.
그런 곳에서도 두사람의 대화를 보호 받을 수 있다.
주변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소음이 가득하기 때문에
매우 훌륭한 보호막이 된다.


실제로 첩보 영화를 보면 한적한 공원에서 하는 대화는 쉽게 도청이 된다.
멀리서 증폭기 등을 이용해서 도청한다.
그래서 사람이 아주 많고 시끄러운 곳으로 가서 밀담을 한다.


그리고 시끄러운 곳에는 추가적인 잇점도 있다.
한적한 공원에서는 고요함을 깨기 위해 누군가 먼저 말을 꺼내야 한다.
약간 어색하다.
하지만 시끄러운 곳에서는 말 없이 있는 게 오히려 더 어색하다.
뭔가 말하고 있는 상태가 더 자연스럽다.
(스케이트장에서 아무 말을 안하는 일행이나
 커피숍에서 아무 말도 안하고 있으면 얼마나 어색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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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public한 공간이지만 모두가 소리치면 내용이 홍수처럼 많아져서 소음이 되고
관심을 가지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검색 엔진이 이 소음으로부터 다시 정보를 꺼내는 일을 하고 있다.
아무리 internet에 public한 정보라도 넓게 indexing되지 않고 퍼져있으면
거의 찾기가 불가능해서 private해지는 데
검색 엔진이 indexing을 해서 특정정보들을 모아버리면 의미있게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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