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22일 토요일

결벽증

결벽증


군인들은 모두 결벽증을 가지고 있다.
완벽주의자를 키우는 곳이니까.


하지만 병원의 결벽증과는 많이 다르다.
겉으로 보이기에만 깨끗할 뿐 사실 세균같은 건 득실거리니까
세상에서 가장 지저분한 곳일 수도 있다.


measure(관측) -> align(각잡기, 오와 열 맞추기) -> count -> control(통제)


뭐든 줄을 세우고 숫자를 빨리세고
통제에 잘 따라온다는 느낌을 받으려고 그러는 것 같다.


의전이나 예절, 모든 절차가 규정되있어서 보수적이고 복잡하다.
마치 조선시대처럼 행사나 행진 하나 하는 데도
모두의 위치가 정해져있고
각 상황에 따른 대처 방법이 모두 메뉴얼에 나와있다.


인간을 기계나 프로그램 다루듯 한다.
프로그래머처럼 지휘관도 모든 것을 통제하고 하나씩 지시한다.
시키지 않은 건 절대 하면 안된다.
기본 자세는 무조건 부동자세.


Protocol(규약), procedure(절차)가 모두 있어서
적을 잡을 때, 놓아줄 때, 보고할 때 등..
온갖 잡다한게 다 있다.
옷 접는 방법, 놓는 순서..
모든 물건이 놓는 위치가 정해져있고 올려 놓는 순서가 있다.
칫솔, 구두솔, 슬리퍼 하나 까지 모두 위치가 있고
매 주(weekly) 잃어버린 건 없는 지 숫자를 세고 검사한다.
검사하고 또 하고 보고 또 보고
조사하고 숫자세고..
요즘은 자동으로 가능한 것도 모두 일일이 손으로 다 한다.
(RFID나 ubiquitous한 세상이 오면 군대도 좀 나아지려나?)


옷 입는 절차, 행진 방법, 팔 젓는 법, 밥 먹는 방법,
숫가락 씻는 법, 구두끈 묶는 법, 화장실 사용법,
청소 방법, 걸레질, 빨래 등..
유치원 때부터 배우는 것도 모두 다 새로 가르쳐서
새로운 자동인간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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