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국방부 '인분 모욕' 10일간 깜깜

지난 10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옛 논산훈련소)에서 발생한 인분(人糞) 집단 가혹행위 사건은 20일 언론이 취재를 할 때까지 열흘 동안이나 교육대장(대대장), 연대장, 훈련소장 등 상급자들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내부감시·보고체계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국방부와 육군본부는 물론 기무·헌병도 전혀 사건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도 20일 오후 늦게야 이 사건을 보고받았다.

 

◆ ‘2중 3중 내부 감시장치’ 작동 안 해 =10일 오후 가혹행위가 이뤄질 때 현장에는 중대장 이모(28) 대위 외에 분대장(병장)들이 가담, 훈련병에게 인분을 먹도록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4명의 소대장은 가혹행위에는 가담하지 않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의 군 당국 조사 결과 이 대위와 소대장, 분대장들은 이 사실을 교육대장 등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고 은폐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대장 주관의 일일 결산회의 등 2중, 3중의 점검 감시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 이 대위는 사안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사건 직후인 10일 밤 “내가 흥분해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훈련병들에게 사과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때문인지 지난 15일 훈련병들을 상대로 구타·가혹행위 등에 대한 설문조사(소원수리)를 했으나 이 사건을 ‘고발’한 경우는 없었다고 한다.

 

20일 오후부터 조사를 벌이고 있는 헌병 등 육군 4부 합동조사단은 ‘당시 화장실에 물이 나오지 않았다’는 한 훈련병의 편지 제보 내용도 확인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화장실이 노후해 수압(水壓)이 약했을 뿐 물이 안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육군훈련소 고등검찰부는 21일 이 대위를 군 형법상 가혹행위 혐의로 육본 군사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속, 수감했다.

 

국방부는 21일 육군훈련소와 각 사단 신병교육대 32곳 등 33개 육군 신병 교육기관, 해·공군 및 해병대 훈련소 3곳 등 총 36개 훈련기관에 대한 전면 특별감사에 착수해 또다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나섰다.

 

◆ ‘얼차려’ 제한적으로 허용 =군내에서 구타나 가혹행위는 금지되고 있지만 군의 특성을 감안, 제한적인 ‘얼차려’(기합)는 허용하고 있다. 육군 훈련소에선 팔굽혀펴기, 단독군장(軍裝) 보행, 완전군장 보행 등 3가지의 얼차려를 허용하고 있는데 교육기간에 따라 강도의 차이를 두고 있다. 단독군장 보행의 경우 1~2주차엔 금지하고 3~4주차엔 1회 3㎞ 이내, 5주차엔 1회 5㎞ 이내로 규정돼 있다. 순환식 체력단련(선착순), 참호 파고 되메우기, 앉았다 일어서기 등은 2003년 이후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육군은 밝혔다.

 

한 소식통은 “이 대위가 매일 아침 화장실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등 결백증에 가까울 정도로 깐깐한 성격이어서 불결한 화장실을 보고 순간적으로 격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른 것 같다”고 전했다.

 

◆ 들끓는 여론 =국방부 및 육군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21일에도 ‘요즘 같은 세상에 어떻게 똥을 먹일 수 있느냐’며 군을 비난하는 훈련병 가족과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항의전화도 이어졌다.

 

한 아버지는 육군 인터넷에 “작년 말에 아들놈을 군대에 보낸 등신 같은 애비(아버지)입니다. 빽 없는 애비 탓에 최전방 철책에서 찬바람 맞으며 못난 애비 잘못 만난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고 있겠지요”라고 한탄했다. 윤 장관은 이날 사과 성명을 내고 “훈련병과 그 가족,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고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관련자는 물론 지휘책임을 포함해 일벌백계로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남재준(南在俊) 육군참모총장도 현재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전 훈련병들의 부모에게 사과 편지를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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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짓을 했군..
군대라면 충분히 일어날만한 일인 것 같다.
음..
근데 2003녀부터 금지됐다는 '앉았다 일어서' 얼차려는
나도 많이 받았는 데, 이것도 부당한 건지 모르겠네;;
그리고 2주차 군기교육대가면 완전 군장으로 3Km이상 얼차려 줬던 것 같다.
대략 완전 군장으로 6Km는 가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