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17일 월요일

택시 운전기사 할아버지

  새벽 2시

  너무 늦게 서울에 도착했다.

  고속 버스 안에서 너무 피곤했고 지하철, 버스도 끊겼을 것 같다.

  택시를 타야만 했다. 혹시나 불친절한 택시 운전기사를 만나면 더 피곤해 질텐데

  조마조마 하면서 택시를 탔다.

  다행히 할아버지 운전기사였다.

  "안녕하세요."

  젊은 나를 보고 존대말을 쓰시는 분 인걸보니 편해졌다.

  라디오가 켜져있고 운전 기사 할아버지는 뭐가 그리 신이 나시는 지 주먹을 불끈 쥐었다펴고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고 그러셨다.

  "부시가 테레리스트 들한테 한 방 먹었나봐."

  그러면서 휘파람을 부시는 데.

  "로미오와 줄리엣 아닌가요? 지금 휘파람으로 부시는 그 곡이.."

  "어 그렇지. 내가 노래를 많이 좋아해."

  그러시면서 My heart will go on(타이타닉), When I dream (쉬리에 나오는)

  노래, 영화 얘기를 많이 해주시는 데. 영어도 정말 잘 하시는 것 같았다.

  젊었을 때 얘기도 하시는 데. KATUSA 출신이시란다.

  상식이나 교양이 대단 하신 분이신 것 같았다.

  할아버지 : "조수미랑 신영옥 중에 누가 더 좋아요?"

  나 : "글쎄요. 조수미씨는 CF에서 보고 신영옥씨는 이름은 알지만 곡은 들어 본 적이 없네요."

  참 멋진 운전기사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에서 쌓인 피로도 풀고 참 재미있게 집에 도착한 것 같다.

  내가 프로그래머라고 했더니 명함을 한 장 달라고 하셨다.

  그런 할아버지라면 친해지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 장 드렸다.


  @@ 그 나이에도 그런 젊은 생각을 하시는 분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윤리선생님 밖에 안 계시는 줄
         알았다.

댓글 2개:

  1. 휘파람으로 불었던 곡은 사실.. 문희준의 노래였던거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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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즘은 택시를 타면 택시 운전기사 아저씨께 자주 말을 걸어 본다.



    지난 번에는 말투가 군대식인 아저씨를 만났는 데.



    "아저씨. 혹시 군인 출신이신가요?"



    Respond.



    "그럼 군대 안 갔다오는 한국 남자도 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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