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하는 일을 요리랑 비교하면 이렇다.
내가 견습 요리사라고 하면...
미리 누가 만든 탕수육 한 접시와 요리책 한 권이 내게 주어져 있다.
지난 20일간 무슨 일을 했냐면 그냥 요리책을 보고 남이 만든 탕수육을 먹으면서
어떻게 만들었는 지 알아 내는 거다.
아마도 얼마 후에는 내가 그보다 나은 양념 탕수육이나 팔보채를 만들게 될테니까..
그런데 문제는 얼마 후에 어떤 요리를 만들게 될지 정확히는 알 수가 없다.
탕수육인 줄 알고 열심히 빨간 소스 만드는 법을 연구했는 데.
면빨 뽑아보라고 시키면 대략 낭패...
가끔 왜 하필 이 탕수육에 오이가 아닌 호박을 썼냐고 선배 요리사에게 물어보면
그는 이렇게 대답해 준다.
"호박이 많이 남아서"
혹은.
"그냥 심심해서"
아니면
"니가 알아봐"
탕수육 튀김옷은 왜 이 두께가 됐나고 물어보면.
"미안해. 사실 더 얇아야돼."
소스는 왜 빨간색이냐고 물어보면.
"상식의 레벨에서 빨간색으로 만드는 건 trivial하니까 그런거지."라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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