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잘 곳도 마땅치 않지만 KAIST에 놀러왔다.
그냥 서울에 있기는 심심하기도 하고 친구들 볼까하고 가끔 오는 데.
다들 또 어디 갔는 지 안 보인다.
뭐 원래 같이 놀던 친구들이 많지는 않았으니까..
대진이는 군대가고 민원이는 광주에 있고 상욱이는 전화 안 받고..
영현이랑 상언이랑 피자 시켜 먹었다. 그리고 형진이도 와있었다.
너무나 익숙한 장소들인데 내가 있을 곳이 없다는 게 이상하다.
내 자전거도 없고 내 방도 없고 친구들도 별로 안 보이고
동방에도 없는 것 같다. 카드키로 건물들 문이 열리지도 않는 다.
항상 동방에 오면 친구들이 뭔가 하고 있었는 데. 야식을 먹던지 게임을 하던지...
이방인이 되가나 보다.
나는 우산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대전은 비가 오지 않았다.
서울에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산을 들고 왔는 데.
여기 왔더니 비가 하나도 오지 않았다.
모두가 우산을 들고 있지 않은 데. 나는 우산을 들고 있었다.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 우산처럼 나도 이 곳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 가는 걸까?
아.. 잠 온다. 동방에서 자야겠다.
이곳의 시간마저 낯설다. 친구들은 자지 않는 데. 나만 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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