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29일 토요일

위선

  "위선"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예전에는 미쳐 몰랐다.

  과연 어떤 것을 뜻하는 지, 그런 짓이 필요한지, 사람들은 왜 그러는 지 이해하지 못했다.

  어른이 되어 가면서 최근에 깨달은 것 같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것. 처음 말과 다음 말이 다른 것.


  그런 사람이 있다.

  "난 널 항상 동등한 사람으로 대하고 있어."라고 말해놓고 다음 문장은 명령조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반박할 수조차 없다. 반박하려고 하면 "내가 동등하게 대해줄꺼라고 이미 말했잖아."

  라고 대답한다. 완전히 반론의 여지를 없애고 있다. (완전(not 완벽)한 방어)

  그는 두 개의 방패를 들고 자신이 원하는 상황에 원하는 방패를 꺼내들기 때문에 어떤 논리(창)으로

  찔러도 잡을 수가 없다.


  "네 원하는 바를 말하면 반영해 줄께"라고 말해놓고 "그건 별로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도대체 반영도 안해줄꺼면서 왜 물어보는 지. 물어봐 놓고 듣지도 않는 건 또 뭔지.



  나도 그런 사람이 되가고 있었다.

  회사 면접 때는 뭐든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했지만 사실 요즘은 그냥 대충 살아가고 있다.

  선배에게 혼나면 화가 나지만 겉으로는 "네 네"라고 대답하고 있었다. 속으로는 듣기 싫었다.

  세상은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처럼 둥그런 사람을 원한다.

  둥글게 사는 사람과 위선적인 사람의 차이는 뭘까?

댓글 1개:

  1. 마음속에 남아있느냐 안 남아있느냐 아닐까

    물론 누구에게나 기억에는 남겠지. ( 무서운말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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