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1일 토요일

집중

  때로는 한 가지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는 때가 있다.

  한 곳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가장 효율적이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집중 있는 때는 아니다.

  오히려 '한 가지 일에 갖혀 버렸다.'라고 표현하거나 '그것이 나를 포위해 버렸다.'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어울린다.

  한 가지 생각의 포로가 되어 도저히 헤어나 올 수 없어 고민을 하게 된다.

  눈을 떠도 감아도 앉아도 일어서도 포위를 풀 수가 없다.

  뭐 그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 상태는 마치 만화 드래곤볼에서

  주인공 손오공이 초사이어인으로 변신 했을 때와 비슷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지만 분노로 가득차있고 들뜬상태이고 몸도 정상적이지 않다는 거다.

  근육에 매우 힘이 들어가 있어서 파워는 있지만 드래곤볼에서 셀이라는 괴물과의 싸움을 앞두고

  손오공이 아들 손오반에게 설명해 주듯 스피드가 받쳐주지 않고 익숙하지 않아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거다.

  나중에 마인부우와 손오반이 싸울 때는 손오반의 모든 잠재력을 계왕신이 일깨워주지만 그 때

  손오반은 초사이어인으로 변신한 상태가 아니고 그냥 normal한 상태에서 최고 능력을 발휘한다.

  나도 말하자면 그런것 같다.

  뭔가 그 일에 익숙해 진다는 것은 자연스럽고 효율적이어야 한다.

  저절로 되는 듯한 기분. 물 흐르듯 시간이 흐르고 어떤 자극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반응을 할 수 있을 때.


  균형을 잡는 다고 의식하지 않지만 걸을 수 있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처럼

  사전을 찾거나 단어를 암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고도 한국말을 하는 거라든지

  횡격막의 움직임을 의식하지 않지만 숨을 쉰다든지

  자판의 좌표를 떠올리지 않고 키보드를 친다든지

  숫자 테이블을 그리지 않고도 구구단을 외운다든지.


  요즘 배우는 수영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제 25m를 쉬지 않고 자유형으로 갈 수 있게 되었는 데.

  25m를 가고 나면 숨도 차고 힘도 좀 빠져서 쉬어줘야한다.

  좀 더 익숙해져서 수영하면서 다른 생각도 하고 지금 내가 물 속에 있는 건지 물 밖에 있는 건지

  의식하지 않고 다녔으면 좋겠다. 마치 산책하듯 수영을 했으면 한다.

댓글 3개:

  1. 그렇지 수영은 호흡이 되는게 첫째고 둘째는 힘빼는것.. 수백미터만 가기 시작하면 걷는것 보다 더 쉬워져서 몇킬로도 가지게 되지.. 아직 마스터하기도전에 마스터한 단계를 알고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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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역시나 아직은 호흡 단계지.

    오늘도 수영하면서 내 호흡의 문제점을 하나 찾아냈어.

    삼킨 공기(산소)를 이산화탄소와 교환될 틈도 주지 않고 무의식 중에 물 속에서 뱉어버리고 있더군.

    자유형에서 숨쉬기 위해 고개를 내밀고 숨을 쉬고 물 속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약간 뱉어버리더라구. 입 속으로 물이 들어가는 걸 막으려고 뱉고 있었던거지.



    그 때 안 뱉고 갔더니 물을 약간 먹기는 하는 데. 숨이 덜 차게 개선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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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익숙함이란,

    정말.. 그런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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