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13일 토요일

오늘

원래는 집에 가려고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서
제일 나아보이는 옷도 입고 집에 전화까지 했는 데,
방금 다시 전화해서 그냥 못 가겠다고 했다.
올해 처음으로 집에가는 거였는 데,
CG 플젝이 2개를 열흘뒤까지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냥 눈앞이 캄캄해지고 말았다.
사실 정확히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는 데,
괜히 집에 가자니 겁이 난다.
하루라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겁이난다.
그럴 때는 진짜 공부를 하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두려움을 잊으려고 하는 데,
최근에는 주로 드라마를 보는 걸로 그걸 미뤄왔다.

아무튼 드라마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니..
지난 주에 드라마를 보지 말고 집에 갔어야 했다.

집에 가서 마음 고생하느니 그냥 여기 있기로 했다.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린 또 다른 죄책감이 있기는 하지만..
100만년만에 집에가는 자식을 위해 맛있는 것도 해놓고, 과일도 사놨다는 데.
오늘, 외할아버지 생신이기도 하다. 가면 부모님께 자랑거리도 되고 할텐데.

Term project같은 경우는 spec이 딱 정해진 것도 아니라서 더 그렇다.
대학원생들이 왜 수업시간이 제일 행복한지 알 것 같다.
그 시간들은 필수불가결한 시간이고 정해진 것에 따라 움직이면 되니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그대로 시간을 쓰면 된다.

오전에는 CG랩 세미나를 들어갔다.
여전히 뭔소린지는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그건 뭐 석사 1년차들도 마찬가지 일테니
(그들과 나, 모두 CG수업을 현재 듣고 있는 것 외에 사전지식이 없다.)
대학원을 미리 체험하는 셈치자.
'음, 저 신기한 학부생은 왜 이런 토요일 오전 달콤한 늦잠의 시간에
이런 걸 들으러 오는 걸까?'
라고 생각할 듯 하지만 그래도 그냥 듣기로 했다.

이틀만 드라마 끊고 플젝해야지.

cf.
요즘 석사들은 논문 듀가 2주 밖에 안남아서 다들 미칠듯 바쁜 것 같다.
대략 남은 1주간 구현을 마치고, 다음 1주간은 writing을 하는 듯.
지금 새로운 것을 생각하거나 효율성을 올리는 것은 미친짓이고
졸업을 위해서는 robustness와 defence를 위한 연습을 해야 하는 시기란다.
박사생들은 논문 리뷰로 바쁘다. 한창 1~2월에 낸 논문들이 accept, reject되고
다른 사람들 것도 평가해 주느라.
SIGGraph, Eurograph, Pacific graph 순 인 듯.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학회 수준과 일정도 일치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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