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17일 토요일

변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체감하는 것보다 세상은 훨씬 빨리 변하는 것 같다.
세상은 내가 있는 곳이 아니라 다른 곳부터, 보이는 곳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속 변화가 일어난다.

지난 15년간 우리 부모님들은 한 번도 이사를 간 적이 없다.
그 곳의 주거환경도 전혀 변화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주거환경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곳의 대부분의 주민들이 15살을 더 먹어버린 것이고(평균연령이 증가) 신도심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정겨운 이웃은 여전하지만 아이들의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젊은 부부들은 그곳으로 이사오지 않는 다.

80살 먹은 노인이 지난 60년간 종로를 매일 걸으며 느끼는 변화를 보고
"음, 세상은 변화는 속도가 이 정도이군."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세상은 그 보다 더 빨리 변했다. 이제는 종로보다는 강남이 더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더 새로운 변화는 종로가 아닌 강남에서 일어나고 있다.
당신이 20년간 도심을 걸었을 때 느끼는 변화보다 세상은 언제나 더 빨리 변한다.
왜냐하면 거기는 더 이상 도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하철은 20년간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이 20년 전에 건설된 지하철를 탔기 때문이다. 새로운 노선에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었고 새 도시에는 새로운 기술이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당신은 그 도시와 그 도시의 지하철과 함께 과거의 유물로 남아버릴 것이다.

부지런히 신문과 TV를 보고 세상의 변화를 catch하려고 해도 세상은 더 빠르다.
더 이상 최신 정보는 신문과 TV에 있지 않다. 그것들은 인터넷으로 옮겨와 버렸다.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사이트들도 나이가 들면 쇠퇴하기 마련이다.
당신이 들어가는 사이트는 처음 들어갔을 때는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활기찬 곳이 었지만 이제는 뒤쳐진 사람들이나 들어오는 한물간 곳이 되버렸는 지도 모른다.

명절때마다 "2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도로는 막히는 구나."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그건 당신이 아직도 20년 전과 같은 패턴으로 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이미 대부분 서울로 이사를 와버렸거나 역귀성을 택하거나, 해외여행을 갔거나, 새로 뚫린 고속도로로 다니고 있다. 당신은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경부고속도로를 타면서 변한게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친구들을 매일 만난다고 해서 그것으로 변화를 모두 따라갔다고 할 수도 없다.
자신처럼 친구들도 매일 매일 늙어가고 있다. 세상을 구성하는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당신은 매년 1살씩 늙어버린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당신은 평균이 아니다. 뒤쳐져버릴 나이든 세대가 될 것이다.

변화는 당신에게 바뀌라고 압력을 넣거나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당신을 무시하고, 당신을 뒤에 내버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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