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27일 화요일

명문대생

뭐 내가 나온 학교가 그렇게 자랑스럽지도 부끄럽지도 않지만
가끔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피곤하다.

학원 선생님께 어떤 문제를 질문했는 데,
"너는 명문대생인데, 그 정도는 다 알지 않아? 궁금한게 없잖아."
이러면서 안 가르쳐주면 참 난감하다.
부족하고 모르는 게 있어서 내 돈내고 학원 다니는 데, 안 가르쳐준다.
그래서 요즘은 더 이상 그 수업은 안 듣는 다.

"너는 화장실에서도 복습하니?"
"수업 한 번만 들어도 다 외우지?"
"선생님을 가르쳐야지, 왜 네가 수업을 들어?"
"만화책보다 교과서가 재밌지?"

농담인줄 알지만 한 달간 100번 이상 들으면 조롱으로 들리기 시작한다.
칭찬도 그렇게 많이 들으면 모욕이 된다.

사실 고등학교, 대학교때 남들보다 시험에 관련된 과목들
물리, 화학, 생물, 기타 과학, 수학 과목들을 많이 들어서 수월한 점도 있고,
생물, 화학 전공자가 아니라서 불리한 점이 있기도 하다.

세상 어떤 사람도 자신이 배워보지 못한 것을 잘 할 수는 없다.
남들보다 나이가 젊지만 돈이 없고, 집안사정 등으로 힘들수도 있는 데,
그냥 쉽게 쉽게 사는 것처럼 보이기만 하는 게 사실은 싫다.
(사실 집에 전화해서 학원비 달라고 하기가 좀 그렇다.)

한국 사람들은 자신들이 학력사회에 사는 것을 답답해하고 억울해하기도 하는 데,
그런 자신들이 스스로 그런 사회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XX대학이 이번 인사에서 요직을 싹슬이 했데."
"한국에서 A,B,C 대학 아니면 인간 취급도 못 받아."

스스로 그 대학이 아니라고 비하하고 그런 대학을 나온사람들을 우상화하고 조롱하고 욕하고 미워하고 부러워한다.

명문대 다니면 부모가 잘 살더라.
통계적으로 사실이지만 그 학교 다니는 내가 부자는 아니다.
명문대나오면 연봉 1,000만원 더 받을 지도 모르겠지만
원래 집안이 부자라서 5억 더 가진 사람보다 많이 가진건 아니다.
명문대 나온다고 연봉을 10배, 100배씩 많이 주지는 않는 다. 시작점에서 10~20%는 더 주기는 한다. 하지만 타고난 빈부의 차를 매꿀만큼은 아니다. 또한 그 대학들을 나오지 못한 사람이 다른 노력으로 극복하지 못할만한 수준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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