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27일 일요일

[영화] 이중간첩(double agent)

공산주의, 전체주의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멋진 음악과 행진, 마스게임으로 영화는 시작했다.
선동적이고 가슴벅차는 음악과 수만의 인파가 우렁차게 하나의 목소리로 소리치는 장면.
월드컵 때 광화문에서 소리치던 "대~한민국"과 달라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좀 더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고 줄 맞춰서 서 있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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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한 사람을 고문하면서 남측 정보부 요원이 물었다.
"야~ 이 x끼야. 여기 온 목적이 뭐야?"
"자유가 그리워서 왔습니다."
"이 x끼. 웃기네. 여기도 그런건 없어."  냉소적인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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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그보다 더 고통스럽고 가치관의 혼란, 분열, 상실..
이중간첩.
영화 무간도와 같았다. 적대적인 양측 모두를 이용하려고 하지만 결국은 양쪽 모두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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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요원. 한석규. 항상 한석규는 엘리트 요원으로 나온다. 에잇 나도 엘리트 소리 좀 듣고 살았는 데. 엘리트라는 건 '기득권'과는 전혀 다른 용어인 것 같다.
엘리트는 의무만 많은 사람일 뿐이다. 권력층의 작은 격려에 모든 걸 바치고 작은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 그들에게 돌아오는 보상은 달랑 쇳조각 메달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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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진의 눈빛 연기도 대단했다. 국정원장 다운 날카로운 눈빛. 카리스마적으로 부하들에게 명령하고 사람들 꽤 뚫어보는 듯하고 누구든 무릎 꿇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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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 이 영화를 멜로적으로 만드는 배우다. 마지막 장면에서 행복하게 창 밖을 바라보는 모습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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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상 대부분 사람들이 교회가는 이유가 궁금했는 데. 영화에서 알려줬다. 교회에 가면 사람들이랑 친해질 수 있다. 사람을 만나기 위한 다른 이유를 댈 필요도 없고 두꺼운 성경책이 있으니 이야깃거리가 떨어질 걱정도 없다.
* 주현성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1-3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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