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22일 일요일

질문

세상에는 곤란한 질문들이 참 많다.
요즘 내가 듣는 곤란한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회사 언제까지 나와?"
"옮긴 팀은 재미있어?"


물론 화자에 따라 다르긴하다.
회사 사람이 내게 "회사 언제까지 나와"라고 물으면
"이제 좀 그만 나오지"와 비슷하게 해석될 수도 있지만
회사 외부 사람이 그렇게 물으면 그런 의미는 사라진다.
회사 내부 사람이라도 1~2번까지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데
같은 질문을 3번 이상하면 그만 나오라는 뜻이 점점 강화된다.
(무관심이 드러나거나 뭔가 속뜻이 있다는 걸 암시하게 된다.)


"옮긴 팀은 어때?"라는 질문도
현재 있는 팀 맴버나 지난 팀의 맴버가 물으면 곤란하다.
마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처럼
그대로 대답했을 때, 엄마 혹은 아빠가 서운해 할 수가 있다.
순진하게 "옮긴 팀은 괜찮아요."라고 대답한 내 동료는
1초 후 지난 팀 맴버에 의해 반격을 당했다.
"그럼 옛날 팀은 안 좋았단 말이지?"


대략 이런 곤란한 질문들에 대해서는 방어적인 대답 밖에는 없다.
인사치레같은 질문들이니까 인사치레도 대답한다.


"좀 더 다녀요."
"아직 협의 중이예요."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뭐 그냥 비슷해요."
"열심히 적응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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