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20일 금요일

연봉제(자유 계약)

오늘 100분 토론을 봤다.
예전 개그맨들은 공채 스타일이라서 방송사에 입사하면 평생 먹고
살 수가 있었다. 웃기든, 말든.
하지만 요즘 개그맨들은 management사에 의해 계약하고
웃기면 많이 받고, 못하면 짤리는 거라서 연봉제가 됐다.
경쟁을 통해서 contents의 질을 높여보자는 것이다.


시장 경제가 단지 경제가 아닌 사회, 문화, 철학적인 전반에 영향을 주었다.
이렇게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 개그맨 뿐만 아니라 나같은 scientist, engineer들도 비슷한 입장에 있다.
예전처럼 단지 가만히 앉아서 보상을 받을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
순수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본주의의 천박함에 모두가 말라 죽게 되고
오래 지속될 수가 없다.
자신의 권리도 적절히 주장해야 하고 스스로 시간을 내서 자기 개발도 해야 한다.
부당한 것이 있다면 알리고 이슈화하고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내야 한다.


단기간의 경쟁에 과도하게 투자하면 안되고 장기적인 개발과 학습도 필요하다.
예전처럼 과도하게 일해도 정년이 되면 저절로 퇴직금을 두둑히 주지 않는 다.
퇴직 후에 쓸 돈도 스스로 모아야 하고 오래 남을 수 있게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바보처럼 앉아서 모든 것을 고용주에게 의지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일이 소중해서 가치를 매길 수 없다고만 말해서는 안된다.
소중한 것은 사실이지만 계속 안 매기면 고용주가 부당한 평가를 해버리고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결국은 나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이 무너진다.
자신의 일의 가치를 단지 임금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기회와 권리를 통해서
주장해야 한다.
건강보험, 의료보험, 고용보험, 상해보험 같은 것일 수도 있고
사업장 환경개선, 교육 기회 부여, 출퇴근 시간 보장, 자원활용권한,
적절한 휴가, 지위보장(승진, 대우), 권한과 책임, 투자에 대한 약속 등..


연봉 같은 단일 요소에만 집착하면 오래 버텨낼 수가 없다.
다양한 방면의 보상을 이용해야 자신의 존엄성이라든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도 보장 받을 수 있고
협상의 여지도 많아지고 더 건전한 자본주의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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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이공계의 KAIST 출신들이나 능력 있는 사람들이
돈도 많이 벌고 그 외에 많은 보상들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다른 직업군들(의료계, 공직사회)과의 형평성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렇게 해야만 그보다 실력이 조금 부족한 사람들도 먹고 살 수가 있다.
뛰어난 사람들이
'나는 이 만큼이면 겨우 굶지 않고 살만하니까, 더 받지 않겠어.'
라고 해버리면
그 선이 인력시장의 상한선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그보다 실력이 조금이라도 부족한 사람들은 의식주를 해결할 만큼 벌 수가 없다.
뛰어난 사람들이 많이 받아야 그들도 어느정도 받을 목표치가 올라간다.


이런 것들 때문에 나는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만큼 많이 썼으면 좋겠다.
내가 많이 벌면 그만큼 내가 관심있어야 하는 분야에 많은 투자를 다시 할테고
분야의 발전에 도움이 될테니까.
많이 벌어서 새로 나온 전자장비, 기계도 사보고
책도 많이 사고, 돈이 더 많다면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기금을 낼 수도 있다.
내가 우주 여행을 좋아한다면 항공우주산업에 기부을 할 수도 있고,
생명 연장을 위해 의료, 생물 분야에 기부를 할 수도 있다.


돈이라는 건 결국 교환과 분배를 위한 수단이니까
과학을 모르는 경영자들이 많이 갖고 쓸데없는 곳에 돈을 날려버릴 바에는
과학을 잘 아는 내가 가지고 그걸 투자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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