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건 너무 어색하다.
크기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기분이기도 하고
두뇌를 overclocking 당한 기분이기도 하다.
지구인답지 않은 데 외계인 같은 데 지구인으로 태어난 것 같다.
서양인같이 사고하는 데 동양인으로 태어나 버린 것 같다.
여성적으로 생각하는 데 남자도 태어나 버린 것 같다.
매일 잠 들 때마다 지금 잠들면 되는 지. 잘 잘 수 있을 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지금 내가 잘 일어나고 있는 지..
양치질 하면서도 얼마나 칫솔질을 해야 할지.
이 음악을 계속 들어야 할 지. 버튼을 눌러 다음 곡으로 넘어 갈지.
매일 보는 건물들이 낯설기도 하다.
아무 신경쓰지 않아도 저절로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다닌 길이 왠지 처음 본 듯하다.
내게 가족이 있었는 지, 친구가 있었는 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근원적인 문제들에 대한 수많은 의심으로 상식조차 믿기지가 않는 다.
세상을 선입견 없이 바라보려고 수없이 노력했더니.
어떤 때에는 세상이 그냥 삼각형, 사각형 기하학 무늬와 입자들이 우왕자왕 하는 곳으로만 보인다.
왜 살아야 하는 지. 죽어야 하는 지. 울어야 하는 지. 웃어야 하는 지.
슬픈지, 기쁜지 하나도 모르겠다.
모든게 무가치해 지는 데. 그 자리는 어색함과 아무것도 없다는 데서 오는 공허함과 두려움으로
채워진다.
역사적으로 천재들이 보여줬던 증상이랑 비슷하군...
답글삭제단지 너가 천재가 아니란 게 조금 다르네..그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