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5일 일요일

관찰 or 감상


  방안에 가만히 있어도 관찰은 할 수가 있다.

  매우 백수적인 일이기는 하지만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천장과 사방을 두르고 있는 벽지일 수도 있고 의자나 책상일 수도 있다.

  내가 6살 때부터 했었던 관찰 중엔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한게 있다.

  눈을 감는 다.

  눈을 감는 다고 해서 모두 검은 색이 세상을 덮고 있지는 않다.

  센 빛이 있다면 붉은 색으로 보일 것이고 약한 빛이라면 푸른 색 비슷하게 보인다.

  손으로 빛을 가리거나 불을 모두 끈다고 해도 완전히 검은 색이지는 않다.

  내 생각에는 시신경에 남아있는 전기적 노이즈나 잔상인 것 같은 데.

  아무튼 눈을 감고 감상을 하면 신기한 무늬들을 볼 수 있다.

  검은 색 바탕에 아주 가늘고 계속 바뀌는 네온사인 or 철사 같은 뼈대로 뭔가가 보인다.

  하늘의 구름을 관찰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의미를 부여하면 그 모양이 나오는 것이다.

  난 거기서 주로 동굴을 발견하곤 햇는 데.

  그럼 그 때부터 동굴을 탐험하기 시작한다. 동굴에 아무 것도 없는 데.

  계속 오른쪽, 왼쪽 혹은 위 아래로 구부러진 동굴을 따라간다.

  눈을 굴리면서..

  어느 순간 동굴의 바닥에 도착하고 수 많은 괴물들이 날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지옥의 바닥을 발견 한 것 처럼...


  또 다른 것도 하나 있다.

  눈(eye) 위에 떠 있는 먼지를 보는 것이다. 어디서든 할 수 있지만 배경이 아주 훤하고 단색인 곳이 좋

  다.

  먼지 이외의 시야의 모든 것들을 배경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잡고 보면 좋다.

  매우 가늘고 희미한데. 빛의 간섭 현상을 통해 우리는 먼지의 형상을 볼 수 있다.

  부드럽고 작고 아주 희미한 먼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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