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1권을 읽는 중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두꺼운 책이 로마인 이야기가 되버린 것 같다.
태백산맥은 6권 쯤 읽다가 포기했고 삼국지는 6권짜리로 읽었고..
열 권 넘는 분량은 로마인 이야기가 처음 인 것 같다.
워낙 방대한 분량이라 내용이 다 머리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로마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오리엔트(동방)에 살지만 서양의 이성적인 면을 동경하는 내가 봤을 때는 더욱 매력적이다.
동양처럼 전제군주 한 명이 모두 지배하고 인간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것이 아니라
로마의 황제라도 법을 잘 지키고 잘 갖추어진 시스템에 따라 수 백년간 지속되는 제국은 참으로
대단하다.
그리고 신분제 사회이지만 경직되어 있지않고 노예의 아들에서 황제에 까지 오른 사람도 있다.
황제도 세습되지 않고 인종으로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로마인이 되기를 원하면 모두 받아주는
포용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동방의 최대 국가인 중국의 역사처럼 무식하게 장성을 쌓아서 방어적으로 사는 게 아니라
가도를 건설해서 능동적으로 움직인 점도 마음에 든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더 느끼는 건데
우리 나라 사람들은 너무 정신력이나 리더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려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뛰어난 리더가 있을 때는 매우 뛰어난 조직이 되지만 리더가 없어지면
순식간에 무너진다. 동양의 문제점이다. 오랫동안 조직을 유지해 나갈 수는 없다.
반면 시스템을 잘 구축해 두면 리더가 두드러 지지도 않고 영웅도 없지만
누가 리더가 되고 구성원이 누가 되던지 평균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뛰어난 infrastructure도 마음에 든다.
중국에서는 오랑캐를 막기 위해 장성을 쌓지만 사실 장성은 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반면 로마인들이 만든 군단 도시는 사람들이 사는 주거지도 되고
가도는 물자의 수송을 안전하게 해서 상업, 경제를 발전시킨다.
실력과 경험을 중시한 점도 마음에 든다. 중국의 경우에도 실력대로 사람을 등용하는 과거 제도가 있지만
과거 제도는 한 번의 시험으로 관직에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경험이 전혀 반영될 수가 없다.
경험보다는 책을 많이 읽고 암기하는 것으로 당락이 좌우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시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전체 시스템을 보면 경험을 중시하지 않는 다.
과학 분야도 마찬가지로 이론은 풍부한데 실험은 전혀하지 않아서 막상 뭔가 시도하려면 되는 게 없다.
(사실 시도 자체를 막기도 한다...)
로마는 관직에 오르기 위해 경험. 특히 군사적인 경험을 중시하고 있다.
현성이는 글을 참 잘 쓴단 말이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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