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8일 화요일

황금방패

인문학자들이나 의사들을 보면 자신들이 하는 일들의 어려움을 이용하서 그 뒤로 효과적이고 완벽하게 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치는 원래 고도로 복잡한 것이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때문에 정치학도 어렵지요."
"인간의 몸은 소우주입니다. 이보다 더 복잡하고 정교하고 예민한 것이 있을 까요?"
이런 주장으로 내용을 시작하는 것 자체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 데,
내용이 알맹이가 없고 끝까지 이런 내용으로 일관하는 것은 심각하다.

재연불가능성, 검증불가능성의 방패 뒤로 숨어버리기 때문에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들을 끌어내려서 모두 없애버려야 한다는 건 아닌데,
정당한 알권리마저 그런 식으로 묵살시켜버리는 것 같다.
마치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 것 같다.
"당신들같은 비전문가가 정치전문가인 나의 주장을 알아듣겠어?"
"당신은 환자니까, 내가 하는 걸 잠자코 보고나 있으라구."

물론 모든 학자, 의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들에만 의지하게 되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말 실력있는 전문가들이 묻히게 되니까.
자신들이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숨기만 하면 세상이 어떤 발전이 있을 까?

"내 부러진 팔이 나으려면 며칠이나 걸릴까요?"
"지켜봐야 하니까, 다음주에 또 오세요."
과연 질문을 이해하고 올바른 답을 해준 것일까?
세상 사람들이 모두 의사가 처음보는 불치병에 걸려서 오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
드라마 '허준'의 대사처럼 의사가 병에대해 다짐을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가진 경험적 정보를 알려 줄 수는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일반적으로 붕대는 3주간 하고, 1개월 뒤면 치료는 완전히 끝납니다. 하지만 6개월간은 다친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아야 하죠. 건강상태나 평소 생활습관 - 무리한 운동여부, 직업에 따라 편차가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의사의 진술을 너무 단정적으로 받아들여버리는 환자들도 의사들을 소극적으로 만든다.
"이봐요. 의사선생님 3주면 붕대를 푼다더니, 나는 왜 3주 하고도 이틀이나 지났는 데, 아직도 안 풀고 있는 거예요? 붕대값 더 받으려는 거야?"

결론적으로 그런 대중들에게 신뢰를 쌓으려면 전문성을 기르고 많은 대화와 알림을 통해서 그것들을 헤쳐나가야 한다.
자신들이 방패뒤로 숨는 순간에는 잠깐은 편하겠지만, 결국 누가 더 나은지 알지못하게 되면 자신의 전문성도 갈수록 잃게되고 통닭집 광고와 다를바 없는 병원광고, 논문의 표시색깔 따위로 승부해야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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