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왜 자꾸 분석하려고 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내 생각에는 세상은 너무 크고 복잡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마치 도가 튼 사람들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다가는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인간이 지닌 인지능력이 한계인 것이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세상을 알기 위해서는 분석을 해서 억지로라도 끼워맞춰서 단순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Make it simple.)
그렇게 함으로써 아무 것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방향성 없이 헤메는 것보다 훨씬 나을 수 있다.
비유를 하자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저 서쪽으로 가는 것이었다.
서쪽에서 남쪽으로 많이 비틀어지건, 북쪽으로 비틀어지건 아무튼 계속 가면 아메리카를 발견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만약에 아무 방향성 없이 갔다면 대서양 위에서만 빙글빙글 돌다가 다시 유럽으로 돌아오거나 바다 위에서 굶어죽었을 것이다.
분석은 계획을 낳고, 계획은 방향성 있는 실행을 낳게 된다.
어떤 분석이든 그것을 논리적으로 해낸다면 그것은 좋은 방향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쉽게 설득시킬 수 있는 도구도 될 수 있다.
그런 방향성은 최선은 아닐지라도 최악은 항상 막아준다.
예를 들자면 경제학의 경우, 경제학이 자본주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내년 GDP가 얼마가 될지,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킬 수 있을 지는 항상 불투명하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사기꾼과 같은 쓸모없는 존재라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의 노력이 최소한 정부가 정말로 바보 같은 정책을 쓰는 것은 막아주기 때문이다.
타락한 왕권국가처럼 호수에 술을 채우는 짓은 막아줄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1% 이내로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이 100% 이상 되는 것은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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