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10일 토요일

컴퓨터 게임과 경제학

오늘 미시경제 수업시간에 잠시 아는 사람과 이야기를 했다.
그 사람은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MMORPG 같은 곳에 도입하고 싶어했다.
게임이 원래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entertaining적인
화려한 그래픽과 아기자기한 캐릭터만으로 승부하기는 쉽지 않다.

장기간 플레이를 해도 질리지 않으려면 character간의 balancing이라든지,
사이버 공간상의 사회의 안정성, 다양성, 분배의 공정성, 역동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인문, 사회과학적인 요소가 많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가 경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미시경제도 중요하지만 사실 게임 시스템에서는 거시경제가 더 중요할 것 같다.
생산자, 소비자는 결국 플레이어가 맡아야 하고 시스템은 행정부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인플레이션을 위해서 통화량을 조절한다든지, 아이템의 출현 빈도를 조정한다든지,
아이템의 능력치를 조절하는 일은 거시적인 일에 가깝다.

물론 아이템 능력치를 통한 상성을 맞추는 일은 미시 경제나 게임이론과 비슷하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유저가 그것들의 가치를 잘 결정하고 사고 팔 것인지,
혹은 게임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이용할지 정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런데 사실 게임 속 세계가 현실세계처럼 자본주의의 승리로 끝날 지는 알 수 없다.
사실 게임 속 세계는 자본주의와는 다르다. 환타지 세계들의 경우는 다들 봉건주의적이다.
왕과 기사가 등장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시키는 임무를 완수하고 각자의 위치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협력기반의 게임들은 어쩌면 사회주의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물론 어떤 게임이든 사유 재산(사유 아이템)을 인정한다는 면에서는 자본주의적이다.

심시티의 경우, 도시 계획과 세율을 통해 정부를 모방하고 있다.
도로, 철도, 발전소, 댐 등 기반시설과 택지에 해당하는 곳을 지정하고
소방서, 경찰서 등을 만들어두면 가상 사회의 구성원들이 자신들이 알아서 살아간다.

대항해 시대 같은 게임은 arbitrage(시세차 거래)가 게임의 주요도구이다.
싼 곳에서 물건을 사서 비싼 곳에 팔고 시간이 지나면 차이가 줄어들기도 한다.
그리고 물건을 많이 사면 물량이 없기도 하고 가끔은 가격 흥정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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