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7일 수요일

끈 떨어진 손목시계

지난 1년간 나와 함께 했던 손목시계가 끈이 떨어졌다.
작년 이맘때 훈련소에서 쓰려고 산 것인데,
군대도 같이 다녀오고 유럽도 다녀오고 세상 구경 많이 했다.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다.
휴대폰 시계는 불편해서 못 보겠다.
유럽에서는 시간대 2개 설정해 두고 한국, 유럽 시간 비교해가며 집에 전화도 하고
1년간 아침 알람도 이걸로 대신했다.
수영장에서 수영할 때도 눈이 나빠서 벽에 걸린 큰 시계가 안보이기 때문에 항상 차고 들어갔다.
샤워 할 때만 빼고 하루에 23시간 함께 한다.

중국제지만 나름대로 거금 2.5만원을 주고 샀기 때문에 다시 사기는 아깝고
interpark에서 5천원짜리로 다시 사보려고 했는 데, 역시 질이 떨어진다.
어디서 줄을 갈아주지도 않는 다.
시계처럼 종류가 너무나 다양한 물건은 호환이 될리가 없다.
20만원짜리 시계는 되야 부품도 관리하겠지.

테입으로 붙여서 대충 수습하고 팔목에 감고 있다. 별로 티나지는 않는 군.
하지만 빈티나 보여서 가슴 아프다.
초등학교 때라면 그냥 이렇게 차고 다녔을 테지만
나이들고 보니 이런 것도 참 서럽네;;
잘 먹고 잘 살다보니 이런게 다 창피한 것 같다.
요즘은 어딜가든 새 물건이 아니면 꺼내놓기 부끄럽다.
다들 매년 새 걸 사니까 말이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쓰던 가방이나 늘어난 스웨터, 끈 다시 붙인 시계,
약간씩 흐려지기 시작한 안경렌즈, 동생 이름이 적힌 계산기..
다들 누가보면 부끄러워서 가리고 싶다.
마케팅의 힘인가?
세상이 좋아지니 그냥 편해진게 아니라 유행 따라서 소비를 늘리지 않으면 나만 도태된 것 같다.

댓글 2개:

  1. 시계끈은 모두 호환이 되는걸로 아는걸. 시계방에 가면 적당한 끈으로 달아줄 것 같다. 전자시계 끈이 떨어져서 싸구려 아날로그 시계의 가죽끈을 떼어 붙인 채 사용했던 기억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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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학교 잡화점 시계방에 가봤는 데, 거기는 맞는 게 없더라.

    그냥 본드로 붙여서 1개월 째 쓰고 있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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