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13일 목요일

UCSD 생활 5

. 기숙사
  . 액수
  5주간 기숙사비 + 식비 : 120만원
  4주로 환산하면 : 120 / 5 * 4 = 94만원

  한끼 식비 :
  아침 : 5,000원
  점심 : 6,000원
  저녁 : 7,000원
  합계 : 18,000원

  한 달 식비 : 18,000 * 30 = 54만원
  한 달 기숙사비 : 94 - 54 = 40만원

  한국에서 한달 식비를 30만원(삼성동에 살 때 이 정도 쓴 듯),
  기숙사비를 40만원(서울의 하숙집들) 잡으면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 시설
  2층짜리 건물에 방이 3개(더블 1개, 싱글 2개), 거실 1개, 욕실, 주방.
  주방 : 냉장고 300L 이상, 가스렌지, 쇼파 2개, 탁자 2개, 진공청소기
  화장실 : 샤워 욕조, 언제나 뜨거운 물 나옴, 세면기 2개, 변기 1개.
  방 : KAIST 기숙사보다 2배 큼.
  가구 : 옷장 2개(KAIST보다 2배 되는 듯)
  인터넷, 전화선 모두 있음.
  카펫 : 화장실 빼고는 다 카펫이 깔려 있어서 조용하다.
  울 학교 기숙사가 복도식이고 카펫이 안 깔려 있어서
  새벽 2~3시에도 돌아다니고 슬리퍼 끄는 소리에 잠 못 이루는 것에 비하면
  매우 공부하거나 잠자기 좋은 환경이다.
  싱글룸을 쓰면 방에 오락하는 룸메 때문에 잠 못 이룰 일도 없고 말이다.

  학교 식당 : 우리나라에서 한끼 1 ~ 1.3만원 정도 되는 부페 정도 수준

  . 결론
  한국과 같은 질을 유지하고 살면 미국에서도 같은 돈이 든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의 최소주거환경은 한국보다 나아서
  그렇게 살고 싶어도 한국의 최소 주거환경처럼 작은 집은 구할 수가 없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2배 더 잘 먹고, 2배 더 큰 집에서 2배의 비용으로 살아야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돈을 벌게 된다면 미국에서는 연봉이 3배, GDP가 3배이므로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다.

. 화장실
  UCSD는 화장실이 잘 되있다.
  미국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다.
  사실 UCSD외의 지역을 거의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휠체어 장애인을 위해 많은 문들이 자동문이다.
  완만한 경사가 건물마다 있어서 쉽게 오를 수 있다.

  화장실도 무지커서 변소 안으로 휠체어를 끌고 들어갈 수 있다.
  넓은 공간에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처음에는 적응 안된다.
  (화장실이 KAIST에서 내 기숙사 공간만 하니까.;;)

  문이랑 벽도 40Cm 떠 있다.
  그래서 노크를 안해도 발이 다 보인다.
  변태가 맘먹으면 기어 들어올 수도 있다. 킄;
  키가 250Cm 쯤 되면 위에서도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있다.
  폭탄이라도 설치해두고 도망갈까봐 그러나?

  드라마 앨리맥빌이나 영화 몬스터주식회사에서도
  화장실에 몰래 숨기위해 변기에 앉아 발을 들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미국 화장실들은 안에 있는 사람의 발이 다 보이니까 말이다.

  70Cm짜리 화장지 롤도 있고, paper seat도 있다.
  공공 변기에 다른 사람 엉덩이가 닿았으니 종이 깔고 싸라는 거다.
  울 나라 화장실에서 그런 paper seat를 본 적은 없다.
  그리고 손을 씻고 손을 닦을 paper towel도 있다.
  (울 나라에는 코엑스나 서울의 큰 건물 화장실에만 있군.)

  여러 사람 손이 닿으면 안 좋으니 센서로 된 곳이 많다.
  우리 나라는 소변기만 센서로 되어 있는 데,
  여기는 대변기도 다 센서라도 엉덩이를 꿈틀거리면 물이 내려가서 꽤 아찔하다.
  (아직 볼일 중인데, 물이 내려가다니. 흑.)

  paper towel도 모션 센서로 자동으로 나와서 손을 파닥거리고 있으면 나온다.

. 자연환경
  캘리포니아에 와서 처음 가장 적응이 안된 것은 background.
  우리나라와는 정말 다른 품종의 나무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유럽은 오히려 우리나라랑 그리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대도시만 다녀서 심어진 나무도 별로 못 보기도 했고,
  숲 속의 큰 나무들도 그냥 적응이 잘 된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의 가로수들이나 덤불들은 정말 특이하다.
  야자수 나무 비스무레한게 키가 10~30m는 되는 것들이 길에 심어져 있다.
  선인장, 작은 덤불도 1m가 넘는 다.
  매우 건조해서 매일 스프링클러로 자동으로 물을 뿌려서 키우는 것 같다.
  잔디도 매우 덥수룩해서 밟으면 7Cm씩 발이 잠긴다.
  (우리나라 잔디들은 별로 덥수룩하지 않다.)

  사진으로보면 우리나라보다 멀리서 찍기 때문에 그냥 비슷해 보이지만
  직접 길을 걸어다녀오면 거인국에 들어간 난장이가 된 기분이다.
  인도도 매우 넓고 나무도 다 크고 버스, 자동차, 사람들도 모두 크기 때문이다.

  햇볕에서는 5분만 있어도 사막같고 1시간 이상 있으면 땀이 너무 많이 나서
  탈수증도 생기고 얼굴도 다 까맣게 타버린다. 그래서 다들 모자를 쓰나보다.
  그리고 하늘도 너무 맑고 햇빛도 세고, 땅, 건물에서 반사되는 빛도 많아서
  선글래스도 필수다.
  우리 나라에서는 모자, 선글래스를 쓰면 불량한 녀석이지만
  여기서는 건강을 위해 써주는 게 좋다.

  처음에 여성들이 눈화장을 진하게, 특히 눈꺼풀을 까맣고 두껍게 칠하는 걸보고
  참 촌스럽고 징그럽다고 생각했는 데, 야구선수들이 눈 밑에 검은 색을
  칠하는 거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빛을 차단하기 위한 실용적인 화장이 아닐까?

  반면에 그늘에 있으니 우리나라 가을날씨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그늘에 있으면 늦가을 날씨라서 양말 안 신으면 손발이 시리고 새벽에 너무 추워서 덜덜 떨면서 깬다.

. 건물들
  공간이 넓으니 건물들이 띄엄띄엄 자기 맘대로 퍼져있다.
  우리나라 건물들은 네모 반듯하고 층도 잘 구별되어 있는 것에 비하면
  여기 건물들은 언덕 위에 제멋대로 퍼져있다.
  그래서 길을 잃기 더 쉽다.
  여기저기 계단도 맘대로 나있고, 길로 구불구불해서 돌아다니면
  재미있기는 한데, 정신이 없다.
  건물이 육교처럼 되어 있기도 하고 터널도 많고.
  1주일간 short-cut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모양들도 다들 다르고 색도 다르다. 훨씬 개성있다.
  특히 Geisel library는 우주선처럼 생겨서 윗층으로 갈수록 오히려 공간이 넓다.
  내가 사는 곳은 타투인 행성(스타워즈에 나오잖아.) 같다.

  백화점을 가든 어디를 가든, 우리나라같은 건물들의 전형성이 적어서
  상점가인지, 주택가인지, 역인지, 병원인지, 학교인지 구별이 잘 안된다.
  울 나라 건물들은 모양만 봐도 뭐하는 지 뻔한데 말이다.

. 옥상
  건물 옥상에 가면 저 멀리 숲과 꽤 넓은 평야가 있고, 더 멀리 산맥들이 보인다.
  미국의 광활함을 조금은 느낄 수 있다.

. 비행기들
  인구 밀집지역이 아니라서인지, 공군기지가 가까운지,
  아니면 전투기들이 매너가 없는 지 (비행고도 제한이 없나?),
  우리나라보다 전투기도 더 많이 보이고 훨씬 낮게 난다.
  최소한 3~9배 크게 보여서 관찰하기 좋기는 한데,
  귀가 찢어지게 시끄럽다.

  우리나라는 보통 2대가 같이 비행하던데, 여기는 최소 3대씩, 3개 팀이
  지나가는 것 같다. 수송용 헬기도 좀 자주보이고 하늘에 기구도 떠있다.
  천천히 돌아다니는 쌍엽기도 보인다.

  광고 플래그를 길게 늘어 뜨리며 하늘을 돌아다니는 광고용 프로펠러기도 있다.
  제일 멋진 녀석들은 비행기 3대가 도트 프린터처럼 연기를 뿜었다가
  껐다가하면서 연기(구름)으로 글씨를 쓰는 것이다.
  보고 있으면 되게 신기하다.
  비행기들이 지나간 후 하늘에 구름으로 글자가 세겨져 있다.
  이런 비행기들은 디즈니 만화나 심시티, 심즈에서나 나오는 픽션인 줄 알았는 데, 미국에서는 다 볼 수 있다.
  (사진을 못 찍어둬서 아쉽다.)

. 자본주의의 역사
  미국은 자본주의의 역사가 150년이 넘어서 경제학 수업이 더 재미있다.
  우리나라 수업들은 국내 데이터도 별로 없고, 미국 교과서를 대충 번역해서
  보는 거라 예를 잘 안 들어 주는 데, 미국 수업들은 자기 나라 예제가 풍부하니
  재미있다.
  "왜 미국인들은 저축을 안하는 가?"
  "경제 대공황이 오면 어떻게 되는 가?"
  "2차 대전 동안 우리는 어땠나?"
  "클린턴과 부시 행정부간 경제는 어떻게 달랐나?"
  그래프가 1860년 ~ 2005년까지 자료로 나와있고 자세히 설명해 준다.

. 소음
아침 6시부터 옆에서 공사를 하느 좀 시끄럽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
  미국 애들은 도서관이나 조용해야 할 곳에서는 조용한다.
  술먹거나 게임해서 흥분하거나 고함을 칠 때는
  우리보다 10배 시끄럽다. 괴물들 같다.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가끔 주말 12시에 소리치는 싸이코들이 길거리에 있다는 뜻.)
  하지만 땅이 넓고 방도 넓고 하니 충분히 그런 녀석들을 피해서
  조용한 곳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어딜가든 땅이 좁아 사람이 너무 많으니 조용한 곳이 적은 것 같다.

. 눈사람들
  미국인들 절반은 정말 눈사람같다.
  뱃살이 하도 나와서 동글동글한게, 곰인지, 눈사람인지 모르겠다. 
  미국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정말 몸매 좋은 사람만 고르고 고른 것 같다.
  미국 영화에서 보면 끔찍하게 뚱뚱한 사람들이 가끔 나오는 데,
  길에서 흔하게 돌아다닌다. 130~250Kg 쯤 되지 않을 까?
  (한국 씨름 선수 수준을 넘어 일본 스모 선수급들)

댓글 2개:

  1. 영화관이나 패밀리레스토랑가면 paper seat랑 비슷한 비니루 시트가 있지.ㅋㅋ 함도 못봤어? 아.. 여자는 원래 들어가야 하니 알수 있지만 남자들은 큰일이 아님 안들어 가보니 모를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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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작년 여름까지 코엑스 쪽 남자 화장실은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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