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9일 토요일

UCSD 생활 17

. 미국인
  음, friend 같은 가족적인 영화를 많이 봐왔지만
  내 인식 속의 미국인들은 다들 개인적이고, 이기적이었다.
  그런데 내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친절한 것 같다.

  영어를 못 알아들어서 물으면 다시 말해주고 말이지.
  (물론 학교 사무소의 cashier들 같은 공무원들은 좀 쌀쌀 맞기는 하다.)

  오늘은 도서관에 있다가 저녁 먹으러 학교식당에 갔는 데,
  아랫방에 사는 친구를 식당에서 만났다.
  "아~, 왜 나만 두고 밥 먹으러 간거야?"
  음, 미국인들도 혼자 밥 먹는 거 싫어하나보다.
  가끔 한 번씩 부르기는 했는 데, 대게 방에 잘 없고 귀찮아서 안 불렀었다.
  (도서관에서 다시 방에 들르기도 귀찮고 방에 없으면 낭패니까.;)

  미국인들도 한국인들이 흔히 쓰는 표현인 "한국적"이라고 해야 할까.;;
  술 사먹고 싶은 데, 아직 21살이 안됐다고 징징대거나
  21살이 안됐지만 대충 이리저리하면 다 사 먹을 수 있다는 말도 종종하고.
  자기 나라 정부나 은행 같은 기관들에 불만을 가진 것도 비슷하다.
  "미국 은행들은 잔돈을 안 바꿔줘. 심지어 내가 그 은행에 계좌가 있는 데도
  말이지. 너무 불편해."
  (참고로 스페인에서 온 친구가 말하길 스페인에서는 은행에 가면
  잔돈을 바꿔주는 것 뿐만 아니라, 아무리 작은 은행이라도 외환 환전이 된단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큰 은행에서 주로 환전을 한다.)

. 강아지
  어떤 미국인 아저씨와 2시간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자식보다 강아지가 더 좋은 가보다.
  아내와 아들, 딸이 있다고 하고는 가족 이야기는 별로 안하고 강아지 이야기만 계속 한다. 단기유학을 가고 싶었는 데, 집에 강아지가 있어서 버리고 갈 수 없었다느니...
  그 사람에게는 강아지가 다른 가족만큼 소중한가 보다.
 
. Korean American
  아는 친구 중에 Korean American이 있다.
  어머니는 한국인이시고 아버지는 캐나다인이시란다. 자신은 부모님과 함께 US citizen.
  유전적으로 50% 한국인이라는 데, 아무리봐도 서양적인 면이 없다.
  외모상으론 100% 한국인이다. 당연히 영어는 native이고 한국어는 단어는 다 알지만 표현이 약간 부족하다. (한국어 실력이 내 영어 실력 쯤 된다고 해야 겠다.)

  아무튼 한국인이든, 멕시코인이든 미국인이 되더라도 모국과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일단 부모님이 조국을 꽤 그리워하고 한국 TV를 많이 보니까,
  자기도 한국 TV 프로를 많이 보게되고 한국어도 조금은 하게 되고,
  교회도 한국계 or 중국계 교회를 다니고,
  나같은 한국인 친구도 많고 말이지.
  자신의 치과 주치의도 한국계란다.

  '문명의 충돌'의 저자 '새무얼 헌팅턴'의 책인 '미국(Who are we?)'을 봐도
  미국 이민자는 완전히 융합된 미국인이라고 할 수가 없다.
  Mexican이 미국으로 이민가면 Mexican American이 되고
  Korean이 미국으로 이민가면 Korean American이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chinese american이 china town에 살고
  대부분의 korean american은 korea town에 산다.
  일단 초기 정착 때부터 모국의 정착사회의 도움을 받게 되고
  한 번 맺은 관계는 끊을 수 없으니까.
  아무튼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라서 꽤 신기하다.

. 인종구성
  미국 : 백인 : 67.4%, 히스패닉 : 14.1%, 흑인 : 13%, 나머지 : 1%
  캘리포니아 : 백인 : 44.5%, 히스패닉 : 34.7%, 아시아계 : 12.1%, 흑인 : 7%
  Newyork : 백인 : 61.1%, 흑인 : 17.5%, 히스패닉 : 16.0%, 아시아계 : 6.5%

  미국에서 아시아인은 비주류이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꽤 새력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히스패닉과 아시아계를 합치면 백인보다 많다.
  특히나 학교에는 아시아계가 더 많다. 계절학기 뿐만 아니라 정규학생도 그런 것 같다.

  참고)
  http://quickfacts.census.gov/qfd/states/06000.html
  http://quickfacts.census.gov/qfd/states/36000.html

. 멕시코인
  멕시코 친구 하나가 있는 데, 매우 능글맞다.
  바쁘다는 데도 자꾸 같이 가서 자기 휴대폰, 노트북 사는 거 도와주라는 군.
  지난 번에도 같이 갔었는 데, 망설이기만 하고 결정을 못했었다.
  $35짜리 티켓이 있어서 내일은 어디 놀러가야 된다고 해도,
  티켓 버리고(째고) 쇼핑이나 하자는 군.

. 콜롬비아인
  콜롬비아 친구도 하나 있는 데, 매우 과묵하다. 남미인 답지 않다고 해야 하나?;;
  뭔가 정열에 불타오르는 라틴계이어야 할것 같지 않은 가?
  스페인 친구 하나는 욕도 잘하고 진짜 라틴계 맞는 것 같은 데,
  이 친구는 과묵하고 수줍음도 좀 있는 듯, 사람들에게 별로 말을 안 건다.
  어쩌면 아직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포커게임 때마다 포는 데, 포커 페이스를 위한 이미지 관리인가..)

. 히스패닉
  또 한 친구는 히스패닉인듯한데, 얼굴은 하얗다. (백인만큼 하얗다.)
  음, 멕시코나 스페인 사람같지는 않고, 히스패닉과 백인 혹은
  히스패닉과 하얀 중국인의 혼혈이 아닐까 싶다.
  미국에 가면 사람들 얼굴, 인종, 몸매(흠.. 다양한 체형)을 보는 재미도 있다.

. 아시아인
  다른 아시아계 미국인들도 내게 좀 더 친근감이 있나보다.
  포커 게임을 하는 데, 어떤 아시아계 친구가 그랬다.
  "자, 우리 이제 Asian brain power를 좀 보여줄까?"

  물론 바로 직후에 spanish친구가 말했다.
  "Asians never bluff."(아시아인은 블러핑을 못해. = 포커를 잘 못쳐.)

. 미국인
  많은 친구들의 외모와 인종은 다르지만 완벽한 미국인임에 틀림없다.
  영어도 native로 하고 국적도 US이고.
  미국인이면 다 백인이고 뉴욕에 살아야만 할 것 같다는 건,
  나만의 생각이었던 것 같다.

. 체형
  정말 다양한 체형의 사람들이 있다.
  다른 곳은 다 아시아인인데, 어깨만 무지 넓은 여학생이라든지.
  (드레스에 넣는 뽕을 어깨에 집어 넣은 줄 알았다.)

  풍선처럼 온 몸이 지방으로 가득한 사람도 백인의 30%나 되고 말이지.
  인도계, 아랍계, 스페인, 멕시코, 스위스, 터키, 그리스인 등..

  사실 그들이 보는 나도 신기할지도 모르겠다.
  동아시아인들은 체형은 작은 데, 얼굴만 크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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