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5일 화요일

UCSD 생활 12

. 습도
  계속 구름끼고 비가 오더니, 오늘은 한국처럼 후덥지근하다.
  샌디에고는 항상 습도가 낮고 맑다더니 왜 이러는 거야?

. 영어
  갈수록 영어 할 기회가 없는 것 같다.
  처음에는 파티도 많고 소개하고 안되는 것 이것저것 고치느라 영어도 많이
  썼는 데, 이제 안되는 것도 없고, 부족한 것도 없고, 궁금한 것도 없다.
  수업 시간에 듣는 영어는 뻔하고, 평일에는 숙제나 열심히 하면 된다.
  주말에 돌아다니면서 하는 영어들도 패턴 몇 개 알면 다 같다.
  "여기 가려면 어떻해?" - "저기로 가"
  "이거 얼마야?" - "$8"
  "신분증 보여주셈", "잘 가셈", "지금 몇 시야?"
  "뭐 해?" - "게임"
  "주말에는 뭐하냐?" - "시험공부 하느라 바쁘다."

  거실에 TV라도 있어서 같이 보면 이런 저런 말이라도 하겠지만, 그런것도 없다.
  Poker Game이 있는 목요일 저녁까지 기다려야 되나보다.

  사실 일상적인 대화는 다 되고 뭔가 깊이 있는 대화를 해야
  못 알아듣는 것도 나오고 하는 데, 별로 그럴 기회는 없다.

. 수리
  인터넷, 샤워 수도꼭지 .. 전화해서 고쳐달라는 것도 생각보다 잘 알아 먹는 다.
  못 알아들은 줄 알고 계속 주절주절 거렸더니.
  "알아 들었거든, 다 알아서 처리할 테니 기다리셈."
  이러더군. 쩝.
  미국인들도 다 자기들 살기 바쁘지 외국인과 노닥거리고 싶어하지 않는 다.
  (돈 주고 고용한 강사라면 모를까.)

  아무튼 다 식상하다.
  동네에서 놀 것도 대충 다 본 것 같고, 주말에 클럽에 가면 된다고 하던데,
  한국에서도 안 가본 클럽. 입고갈 옷도 없다.
  약간 위험하고 별 볼일 없다지만 금요일에 Tijuana나 다녀와야지.
  (국경이 얼마나 살벌한지, 멕시코 애들은 뭐해먹고 사는 지 보게..)
  그리고 토요일에는 UCSD Extension에서 제공하는 마지막 프로그램인
  Knott's Soak City에 가야지.

  영어 공부를 하려면 ELI가 역시 더 나은가.
  ELI는 매일 오전에는 영어 공부하고, 오후에는 field trip한다고
  여기저기 구경 간다더군.

  노트북이라도 좋은 것 들고오고 보조 하드에 미국 영화라도 잔뜩들고 왔으면
  그거라도 보는 건데, TV수신카드 사서 미국 TV를 보든지.

. 이민
  자식들은 외국어 공부 걱정 안하게 미국으로 이민가버릴까 생각도 해봤다.
  한국의 영어 교육은 매우 딜레마적이다.
  실제로 일상에서 별로 쓰지도 않는 데, 미래를 위한 대비로 영어 성적만 높게 요구하고 있다. 필요량보다 항상 많이 요구하니 학습이 힘들다.

  사실 미국애들도 부럽지만 필리핀, 인도, 싱가폴 친구들이 더 부럽다.
  그 친구들은 자기 나라에서도 일상적으로 영어를 쓰기 때문에
  (발음이 미국본토와 좀 다르지만, 문법적으로 완벽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세계화가 너무 쉬워서 경제 발전에 더 유리하다.
  우리 나라는 경제발전을 많이 이룩했지만 앞으로 세계화에 버티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식민지가 되어 자국어를 포기한 것이 오히려 득이 되는 상황이다.
  과학적이고 멋진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이 원망스럽다.
  너무도 괜찮은 언어라서 포기하고 영어로 넘어가지 못한다.

  촘스키의 연구에서도 드러나듯, 6~12살 넘어버린 시점에서 평생해도 영어나 다른 외국어는 자연스럽게하기 어렵다.
  그러면서도 국내 기업들이나 대부분의 직장은 자연스러운 영어 수준을 원하고 있다.
  Long-term하게 다음 세대는 내 세대보다 영어를 더 잘할텐데
  (이전 세대보다 우리 세대가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이것은 조기실업(조기퇴직)의 압력이 될 수 있다.
  사실은 그런 불안감 때문에 한글로 된 책은 갈수록 사지도 않고
  영화, 드라마도 영어로 된 것만 본다.
  문화적으로는 거의 미국인인 것 같다. 보면서 50%만 이해되지만 웃고 즐기고 있으니.
  국가에서 영어 공용어 채택을 얼른 하는 게 좋지 않을 까?
  공교육과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의 gap이 커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공교육은 국어를 고수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실질적으로 영어 공용어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국어, 국사 교과서 외에 사실상 외국어를 번역한게 우리 교과서인데,
  차라리 영어로 가르치는 게 좋을 것 같다.
 
  촘스키에 따르면 내가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내가 멍청하기 때문도 아니고
  노력을 적게 했기 때문도 아니다. 외국어를 배우기에 너무 늙었을 따름이다.

. Shuttle(Van) - http://www.cloud9shuttle.com/
  LAX -> San Diego가 $30 란다. 기차타고 택시까지 타고 올 필요없이.
  shuttle 탔으면 더 쌌을 텐데. 역시 정보가 돈이다.

. Rent
  . 1일 - $26
  . 1개월 - $299
  흠, 이것도 생각해보면 한 번 택시 타는 것보다 싸네.
  Wild Animal Park 갈 때 rent를 할 껄 그랬다.
  문제는 나는 한국에서도 초보운전이니까, 그냥 기차, 버스나 타고 다녀야지.
  아쉽지만 downtown 근처만 관광하고 다른 도시 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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